좌절과 희망 안겨준 챔피언십
14일 요미우리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은 KIA에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안겨준 게임이었다. 선발 양현종은 벤치의 기대대로 5.2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정규시즌 ‘필승 불펜’으로 활약한 손영민-곽정철의 부진은 뼈아픈 대목이었다.지난해까지 4년간 펼쳐진 아시아시리즈에서 매번 일본에 쓴 맛을 본 한국은 이번에도 4-9로 역전패해 아쉬움을 되풀이 하고 말았다.
○좌절=전력누수 극복 못한 한계
요미우리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경기 후 “만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윤석민이 있었다면 진검 승부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KIA는 4주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입소한 투수 윤석민과 톱타자 이용규 뿐만 아니라 두 용병 투수 로페즈와 구톰슨까지 빠진 상태라 베스트 전력이 아니었다. 불펜이 무너지자 벤치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승부는 급격하게 기울었다.
반면 요미우리는 일본시리즈 6차전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내세웠고, 디키 곤살레스와 위르핀 오비스포 등 용병 2명을 포함해 선발투수를 3명이나 투입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였다. 이번 챔피언십이 단판승부가 아니라 3전2선승제의 시리즈로 구성됐더라면 2차전 역시 필패였을 정도로 KIA는 투수진 부족을 절감했다. 그러나 비록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고는 해도 한일전이라는 경기의 특수성에 비춰보면 몹시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경기에 대처하는 측면에서도 번트까지 불사한 요미우리 벤치의 필승 의지가 KIA를 압도한 듯한 분위기였다.
○희망=‘젊은 피’의 성장과 경험
그러나 요미우리 강타선을 상대로 위력적인 볼을 뿌린 선발투수 양현종이나 1회 선제타점을 포함해 3타점을 올린 나지완 등 투타에서 두 젊은 피의 성장을 또 한번 확인한 사실은 KIA로선 큰 위안거리였다.
나지완은 1회 1사 2루서 15승 투수인 곤살레스에게서 중전적시타를, 5회 1사 만루서 2번째 투수 우쓰미 데쓰야에게서 또 중전적시타를 때렸다. “지는 건 싫지만 이번 게임을 통해 또 한번 많이 배웠다”는 게 나지완의 소감.
조범현 감독 역시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으면서도 “(양)현종이나 (나)지완이 모두 올 시즌을 치르면서 적응력을 키웠고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이번 게임을 통해 팀 주축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노스케에게 역전 3점포를 얻어맞은 곽정철이나 손영민 등 불펜에 대해서도 “긴장했던 모양이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 시즌 주로 2군에 머물던 최용규와 신종길이 교체 출장해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한 것 역시 예상 밖 소득이다.
나가사키(일본)|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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