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vs 최강…두산-SK ‘빅뱅’

입력 2010-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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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SK 카도쿠라. [스포츠동아 DB]

“널 잡아야 내가 산다” 잠실 3연전
SK, 김광현 가세…선발진 숨통 트여
글로버-카도쿠라-송은범 출격 예고
두산, 화력 한수위·투수열세 걸림돌

3연전 잡는 팀은 거침없는 1위 독주


“솔직히 불펜이 좀 약해져서 그렇지 우리가 선발진만 놓고 보면 창단 이래 최강 아니에요? 그런데 두산은 선발뿐 아니라 전체 전력이 창단 이래 제일 좋은 것 같네요.”

SK 인사이드에서 나온 ‘내부평가’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래 최약체 전력이라는 ‘공식입장’과 사뭇 다르다. 또 다른 SK 관계자는 “이제 SK가 경기 오래 한다고 하지 마라. 최고로 스피드 업 팀 아니냐?”라고도 했다. 우스개가 섞여있지만 역시 선발진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는 발언이다.

카도쿠라∼송은범∼김광현∼글로버의 4인 로테이션이 확고하고, 고효준과 엄정욱이 선발∼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기능한다. 선발이 책임지는 투구이닝이 가장 긴 팀이 SK다. 정우람∼이승호 외에 믿을만한 불펜이 없음에도 SK가 5연승 단독 1위까지 치고 간 근본이다.

이런 SK도 “힘겹다”고 부러움 반, 까다로움 반으로 바라보는 팀이 두산이다. 히메네스∼이현승의 선발진 가세로 약점이 없는 팀이 됐다고 본다. 또 김현수∼김동주가 축을 이루는 타선 파워는 과거 우동수 타선(우즈-김동주-심정수)에 필적할 만하다는 중평이다. 기동력, 수비력까지 합치면 오히려 지금이 우위다.

예상대로 초반부터 최상위권을 질주하는 두산과 예상을 깨고 4월 위기설을 돌파한 SK가 20∼22일 잠실에서 3연전에 돌입한다. 결과 여하에 따라 어느 한 팀으로 쏠린다면 페넌트레이스 초반 독주가 나올 수 있는 흐름이다.


○전세역전 : 그러나 두산 vs 그러니까 SK

메이저리그에서 객관적 전력이 센 팀과 약한 팀이 붙으면 ‘톱독’ ‘언더독’이라는 표현을 쓴다. 재미있게도 채 3주도 안돼 다시 만난 양팀은 ‘톱독’ ‘언더독’의 위치가 뒤바뀐 형국이다. 4월 2∼4일 첫 3연전(문학) 당시 ‘톱독’ 두산이 힘의 우위를 드러내며 2승1패를 거뒀다. 두산은 3연전 득점 총계에서 23:9로 압도했다.

당시 두산의 3연전 로테이션은 히메네스∼이현승∼이재우였다. 이 중 두산은 1·3차전을 잡았는데 공교롭게도 두 투수 모두 이번 3연전 등판이 어렵다. 히메네스는 18일 롯데전에 선발로 던졌고, 이재우는 부상을 당했다. 유일하게 패했던 이현승이 20일 선발로 결정됐다. 3일 첫 출격 당시 이현승은 3이닝 7안타 3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다. 게다가 두산은 핵심불펜 임태훈마저 부상이다. 스윙맨이 가능한 홍상삼도 난조로 2군에 내려가 있다.

대안이 없기에 이현승∼왈론드∼김선우의 선발 순서가 노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SK는 김광현의 가세로 선발진에 숨통이 확 트였다. 글로버∼카도쿠라∼송은범이 선발로 등판하는 순서이지만 고효준·엄정욱을 변칙투입할 수 있다.

SK가 리벤지를 벼르는 또 하나의 요소는 타선 페이스의 상승이다. 넥센∼한화∼삼성 9연전을 거치면서 침체됐던 타격 사이클이 오름세로 반전됐다. 특히 최정이 살아나면서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이 연결되고 있다. 두산은 팀 득점과 팀 홈런 1위팀답게 위협적 타력을 자랑하기에 마운드의 열세를 방망이로 메워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 SK의 연승을 ‘22’에서 종료시킨 팀이 두산이었듯 ‘현재의 SK 연승을 저지할 팀도 우리뿐’이라는 승부욕 역시 SK-두산전을 특별하게 만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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