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4할대 출루율 ‘톱타자 기대주’ 삼성 이영욱

입력 2010-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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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톱타자 이영욱은 팀 역사상 최고의 1번타자를 꿈꾸며 열심히 달린다. 100m를 11초3에 뛰는 그는 다음 시즌에 도루왕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스포츠동아DB

빠른 발+공격 풀스윙…‘100-30’ 쏜다
▶ Who 이영욱 ○생년월일:1985년 10월 11일 ○신장/체중:180cm/85kg ○학력:삼광초∼덕수중∼중앙고∼동국대 ○투타:좌투좌타 ○경력:2008년 삼성 입단(2차 6번) ○2010년 연봉:4095만원 ○2009년 성적:88경기 193타수 48안타(0.249) 4홈런 29타점 27득점 16도루

삼성의 새로운 1번타자 이영욱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영욱은 지난주까지 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29득점, 11도루를 기록하며 선동열 감독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4할이 넘는 출루율과 29득점, 사사구 25개는 1번타자 가운데 단연 최고다. 이영욱이 1번타자로 맹활약하면서 삼성은 스피드와 파워를 갖춘 공격형 팀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올시즌 이영욱의 목표는 100득점과 30도루다. 그는 두려움없이 플레이를 한다. 타석에서나 수비에서나 누상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그의 장점이다. 삼성 역사상 최고의 1번타자가 되겠다는 이영욱의 야심찬 도전이 팬들의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1루까지 3초9 총알탄 사나이…내년 도루왕 도전

허슬플레이로 팀에 활력…공2개 이전에 승부걸어

아웃되더라도 풀스윙…거칠고 배포 큰 1번타자

“실패는 전혀 두렵지 않아”…달릴 준비는 끝났다

○공격적으로 나가야 볼넷도 따라온다

이영욱은 타석에서 상당히 공격적이다. 초구,2구에 타격을 하는 경우도 많다. 시즌 초반에는 1번타자가 너무 쉽게 물러난다고 지적도 받았지만 그는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다. “저는 좋은 공을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에요. 치려고 달려들죠. 앞으로도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난주까지 이영욱은 25개의 사사구를 얻었고 출루율은 0.416을 기록하고 있다. 사사구는 전체 2위로 KIA 최희섭과 같고 출루율은 8위다. 8개구단 1번타자 가운데 단연 최고 성적이다. 타자가 소극적이어서는 절대 출루율을 높일 수 없다는 게 이영욱의 생각이다. “공격적으로 휘두를 때 상대가 조심하게 되고 볼넷을 얻을 기회도 많이 오더라구요.”


○삼성 역대 최고 1번타자가 될 겁니다


이영욱은 삼성이 고맙다며 반드시 삼성이 원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2008년 이영욱은 2차 6번에 삼성에 지명됐다. “솔직히 대학교 4학년때 야구를 못했어요. 발좀 빠른 것 빼곤 특별히 내세울 게 없었죠.” 프로에 지명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을 때 삼성이 그를 선택했다. 그리고 선동열 감독은 올해 그를 1번타자로 기용했다. “감독님이 실패해도 좋으니까 모든 플레이를 자신있게 하라고 하셨죠.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삼성에서 1번타자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박한이다. 뛰어난 컨택능력을 보였지만 박한이는 한 시즌도 20도루를 한 적이 없다. 1997년 최익성이 107득점과 33도루를 기록한 게 1번타자로는 최고성적이다. 2년연속 100득점을 한 1번타자도 2년연속 30도루를 기록한 1번타자도 삼성에는 없었다. 이영욱은 삼성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아니 그 이상 30도루와 100득점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올해 그가 목표로 세운 100득점과 30도루 달성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도루왕 도전은 내년 시즌


이영욱은 100m를 11초3에 뛴다. 1루까지 그의 스피드는 3초9다. 스카우트들은 아마시절 이영욱보다 빨리 1루에 도달한 선수는 LG 이대형뿐이라고 했다. “내년에 도루왕에 도전할 겁니다. LG 이대형, 롯데 김주찬, SK 정근우같은 선배들과 경쟁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즐겁죠.” 지난 주까지 이영욱은 11개의 도루로 이대형(20개),김주찬(18개)에 이어 3위다. 실패는 단 한번. 그러나 4할대의 높은 출루율속에서 도루수는 의외로 적다. “항상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풀타임 첫해라서 상대투수 파악이 아직 덜 됐어요.”그는 매일 상대투수의 릴리스타임과 견제습관, 투구동작 등을 김평호 코치와 면밀히 분석한다고 했다. “곧 뛸 겁니다. 지금은 많이 참고 있거든요. 목표한 30도루는 꼭 해야죠.”

○“형! 우리 한번 미쳐봅시다.”


지난해 이영욱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올해는 1군 올라가기가 쉽지 않겠구나!” 실망이 컸던 탓에 한동안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매일 밤마다 2시간씩 스윙을 하는 신인 오정복이 눈에 띄었다. “오늘도 1000개 했나?” “형! 같이 합시다. 전지훈련 안가면 어떻습니까? 여기서 열심히 하면 되지요.”마음을 잡아준 후배가 고마웠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는 둘이 같은 방을 썼다. “캠프 첫날 정복이가 형! 우리 한번 미치도록 열심히 해봅시다 하더라구요.” 단체훈련 끝나면 같이 야간훈련하고 자기 전에도 비디오 보면서 야구이야기 나누고 정말 야구에 미쳤던 스프링캠프였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일 한화전에 이영욱은 어깨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날 이영욱 대신 출전한 오정복은 홈런 두방을 터뜨리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8회 데뷔 첫홈런을 동점홈런으로 장식하더니 연장전에서는 결승2점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남이 잘해서 그렇게 기쁜 적은 생전 처음이었어요.” 오정복이 잘해서 자리를 뺏으면 어쩔 거냐는 질문에는 “절대 그럴 일은 없죠. 제가 더 열심히 할테니까요”라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1번타자 스윙이 따로 있나요

이영욱은 1번타자 치고는 스윙이 다소 크고 거칠다. 그는 타석에서 툭툭 대고 뛰는 스타일이 아니다. “스윙이 크다. 유격수땅볼을 치고 뛰면 다 내야안타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화나요. 유격수땅볼 치는 것은 쉽나요? 저는 아웃되더라도 풀스윙을 할 겁니다.”지난해 마무리캠프때 이영욱은 좀더 간결한 스윙으로 바꾸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포기했다. “15년 동안 몸에 지녔던 폼을 바꾸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죠.”김한수 타격코치는 오히려 이영욱이 “내야안타와 장타를 모두 칠 수 있다”며 이영욱의 스윙을 장점으로 꼽았다.


○몸을 던져야 마음이 편하다


이영욱은 그동안 삼성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허슬플레이를 한다. 경기에서 그의 유니폼은 항상 흙먼지 투성이다. “언제든지 몸을 던질 마음으로 경기를 합니다. 슬라이딩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또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큰 부상없이 해왔던 것도 몸을 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야구를 하면서 가장 큰 꿈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보고 정말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런 감격 저도 느끼고 싶습니다.” 국가대표도 이영욱이 가슴속에 담아놓고 있는 꿈이다. “아직은 멀었죠. 하지만 태극마크라는 큰 꿈이 있기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도루왕도 하고 싶고 최다안타와 득점왕도 해보고 싶지만 올해는 풀타임 첫해다. 부상없이 완주하면서 100득점과 30도루만을 생각하기로 했다. 삼성의 이영욱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2∼3년뒤 그는 삼성 역사상 최강의 1번타자로 불릴지도 모른다.

광양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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