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전설넘은 ‘17K’ 류현진에 한화사장이 한 말…

입력 2010-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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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DB

‘K! K! K! K! K! K! K! K! K! K! K! K! K! K! K! K! K!’ 17K 류현진 전설을 넘다
9회초 2사후. LG는 오지환 타석 때 대타로 ‘적토마’ 이병규를 내세웠다. 그러나 한화 류현진(23)은 흔들림이 없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는 파울. 힘있는 직구에 이병규의 배트가 밀렸다. 그리고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가 날아들었다.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 이병규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역사의 현장을 지켜본 관중들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K! K! K! K! K! K! K! K! K! K! K! K! K! K! K! K! K!’

전설의 투수 선동열과 최동원을 넘어섰다. ‘괴물’외에는 더 이상 수식할 말이 없었다. 한화 류현진이 역대 9이닝 경기 최다탈삼진 신기록을 작성했다.

류현진은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매이닝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무려 17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9이닝 5안타 1볼넷 1실점의 역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 122개 중 스트라이크 88개. 최고구속은 150km였다. 직구 76개와 체인지업 28개, 커브 14개, 슬라이더 6개를 효과적으로 엮었다. 최근 2연패 후 시즌 5승째(2패). 아울러 프로데뷔 후 19번째 완투이자 시즌 첫 번째 완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의 기록은 개인 차원을 넘어 프로야구 역사를 갈아엎는 위대한 투구였다.

프로야구 역사상 역대 한 경기 최다탈삼진은 1991년 6월 19일 해태 선동열이 광주 빙그레전에서 기록한 18개. 그러나 당시 13이닝을 던져 뽑아내 삼진수였다. 연장전을 제외하고 정규이닝인 9이닝만 따졌을 때는 16개가 최고기록으로 남아있었다.

1983년 롯데 최동원이 구덕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작성한 뒤 해태 선동열(1992년 4월 11일 잠실 OB전)과 이대진(1998년 5월 14일 인천 현대전)이 타이를 이뤘을 뿐이었다. 그 전설적인 기록을 마침내 류현진이 넘어서게 됐다. 27개의 아웃카운트 중 거의 3분의 2(63%%)에 해당하는 17개의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었다.

한화 성준 투수코치는 경기 후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 자식, 경기 전 컨디션 안 좋다더니. 1점차로 쫓기니 작심하고 던지네. 완전 사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화 이경재 사장은 “우리 소년가장. 정말 피눈물 나는 소년가장”이라며 흐뭇하게 류현진을 바라봤다.

류현진은 “5∼6회까지는 2구째까지는 살살 던지다 2스트라이크 이후 전력피칭을 했는데 7회부터는 초구부터 전력투구를 했다. 개인 탈삼진 기록(14개)을 넘은 건 알았는데 역대 신기록인줄 전혀 몰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탈삼진 욕심은 없다. 2점대 방어율이 중요하다”며 소박한(?) 시즌 목표를 밝혔다.

경기 후 복도에서 이날 마지막 17번째 삼진을 기록한 공을 두고 한화 구단측과 류현진 부모가 소유권을 두고 흥겨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청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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