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론→메시’ 패스가 아르헨 공격 출발점

입력 2010-06-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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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론의 패스 절반 메시에게
메시는 테베스와 주고받기
베론 후방엔 빈틈 보여
영원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는 역시 강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물론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 등 12일 나이리지아전 출전 선수 모두가 위력적이었다. 특히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베론과 메시, 테베스, 이과인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매서웠다.

아르헨티나는 4-4-2 전형에서 4-2-3-1 전형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며 나이지리아를 괴롭혔다. 특히 매서웠던 것은 4-2-3-1 전형. 수비 지향적 형태이지만 아르헨티나에는 공격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한 전형이었다.

이과인을 원 톱으로 내세워 그 뒤를 메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받치고 좌우로 테베스와 앙헬 디마리아(벤피카)가 섰다. 중앙 미드필더는 베론과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가 맡았다. 이러한 전형으로 마스체라노가 수비에 전념하면서 모든 공격은 베론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베론이 공격을 조율하면서 전진하면 앞에 있는 메시가 공을 받아 공격의 물꼬를 텄다.

실제로 베론은 성공한 50개의 패스 중 무려 절반에 가까운 21개의 패스를 메시에게 연결했다. 테베스(5개)와 이과인(4개)에게 연결한 패스의 4∼5배에 이른다. 아르헨티나의 주요 공격이 베론으로부터 메시에게 이어지는 패스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론의 패스를 받은 메시는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보면서 중앙으로 돌파하거나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테베스나 최전방에 위치한 이과인에게 패스했다. 메시는 나이지리아전에서 베론(11개)과 테베스(16개)에게 대부분 패스를 돌렸다. 메시는 패스할 곳이 없으면 횡으로 돌진하다 그대로 공을 감아차 골문을 위협했다. 한마디로 베론-메시-테베스-이과인 등 4명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베론이 공격의 출발점을 담당하면서 메시는 물론 마스체라노와의 연결고리도 허점을 노출했다. 공격적 역할을 맡은 베론과 수비에 치중한 마스체라노의 패스 연결을 나이지리아 공격수가 중간에서 끊어 역습으로 이어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철저한 지역방어를 펼치는 아르헨티나는 좌우 풀백이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고 수비에만 치중하게 됐다. SBS 박문성 해설위원은 “마스체라노가 공격을 지휘하는 베론의 백업을 맡다 보니 수비 부담이 커져 측면과 중앙에서 공간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베론과 메시의 연결고리를 압박한다면 아르헨티나는 공격이 제대로 안 될 가능성도 크다. 주요 공격 루트를 차단당하면 다혈질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당황할 수 있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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