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이청용 ‘붉은 희망’ 쐈다

입력 2010-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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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가로채기 골 … 월드컵 첫 폭죽 자신감

“내일은 반드시 웃는다.”

아르헨티나 전에서 팀의 유일한 득점을 올리며 한국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이청용(22·볼턴).

이청용은 0-2로 뒤지던 전반 추가시간 상대 데미체리스의 볼을 가로챈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로빙슛으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열어젖혔다. 월드컵 무대 두 번째 출전 만에 터뜨린 데뷔 골이자 한국의 월드컵 통산 25호 골. 과감하게 달려들어 볼을 뺏어낸 적극성과 상대 골키퍼 움직임을 끝까지 보고 슛을 날린 침착함이 돋보였다. 그러나 한국이 1-4로 대패했기 때문인지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이청용은 데뷔 골의 소감을 묻자 쓴웃음을 지으며 “팀이 졌다. 내가 넣은 골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후반에 반전의 기회가 몇 차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메시는 정말 빨랐다. 여태까지 상대한 선수와는 차이가 많이 났다. 아르헨티나 역시 그리스와는 다른 팀이었다. 기량 차이가 있었다. 그들은 쉽게쉽게 패스 게임을 했고 우리는 따라다니는 입장이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특유의 당돌함만은 잃지 않았다. 이청용은 “초반에는 버거웠지만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상대가 지치는 게 보였다. 좋은 경험을 했다. 지금은 웃을 수 없지만 다음 나이지리아 전을 꼭 승리해서 국민들도 웃고 선수들도 웃겠다. 16강 진출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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