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 DB
30일 대전구장. 한화 한대화 감독은 라커룸으로 향하는 중심타자 최진행을 불러세웠다. 아무래도 전날 득점 기회에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난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최진행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시즌 초반에는 그냥 ‘네 번째 타자’이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지만, 요즘에는 중요한 자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한 감독이 부연 설명했다. “찬스도 만들고, 찬스에서 해결도 하고, 찬스를 연결하기도 해야 한다고 했지? 잘 생각해 봐.” 얌전하게 듣고 있던 최진행은 깊게 고개를 끄덕인 후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전날 솔로홈런만 다섯 방을 얻어맞은 유원상이 동기 류현진과 함께 지나치자 다시 한 감독이 붙잡았다. “유원상, 넌 운 좋은 줄 알아. 주자 있을 때 맞았으면 어떡할 뻔 했어?” 그러자 유원상의 너스레가 이어졌다.
“만루였을 때 맞았으면 20실점입니다!”
그러자 한 감독은 다시 조언했다.
“겁나서 몸쪽으로 못 붙이니까 자꾸 가운데로 몰리는 거야. 몸쪽으로 붙이다 맞혀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니까.”
머리를 긁적이던 유원상은 맞은편 덕아웃에 도착한 두산 선수들을 보자 이 한 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
“앗! 두산 왔다! 싸우러 가야지.”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