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히메네스가 30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시즌 9승째를 수확했다.
“직구-싱커 컨트롤 맘에 들었다”
2008년 리오스와 랜들이라는 최고의 용병 ‘원투 펀치’를 자랑했던 두산. 리오스가 떠난 후에는 두산 역시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당분간 그럴 일은 없을 듯 하다. 용병 캘빈 히메네스(30)가 국내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펼쳤기 때문이다.
히메네스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2안타 2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1-0 승리에 앞장섰다. 두산의 시즌 네 번째 영봉승. 투구수는 97개에 불과했고, 직구 최고 구속은 국내에서 던진 공 중 가장 빠른 152km가 나왔다. 2회 2사 2루, 7회 2사 2루 위기가 두 차례 있었을 뿐 단 한 명의 주자에게도 3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8이닝 투구 역시 4월24일 대구 삼성전에서 던졌던 종전 최다 이닝(7이닝)을 뛰어넘었다. 올 시즌 두산 선발 중에서도 최다. 8이닝을 던진 두산 선발은 5월21일 잠실 LG전의 이현승 밖에 없었다. 4점대였던 히메네스의 방어율도 3.95까지 떨어졌다.
한화 데폴라와의 용병 선발 맞대결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이 날 양 팀이 때려낸 안타는 각각 2개 뿐. 4안타는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안타다. 5월 26일 대구 SK-삼성전과 6월 2일 문학 한화-SK전에서 나왔던 7안타 보다 3개가 적다. 고영민이 6회에 창의적인 베이스러닝으로 1점을 뽑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승부를 가리기 힘들었을 경기였다. 히메네스는 “오늘 몸상태가 좋았다.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내 구위를 믿고 적극적인 승부를 하려고 했다. 특히 직구와 싱커의 컨트롤이 좋았다”고 호투의 원인을 설명했다. 또 “상대 투수도 호투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수비가 많이 도와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두산은 시즌 초반 왈론드의 부진으로 고민했다. 2군에 보내 ‘교육’까지 시켰다. 그 다음에는 히메네스가 주춤했다. 5월12일 잠실 삼성전까지 초고속으로 7승을 따낸 이후 한 달 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게다가 6월 18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잘 던지던 경기가 비로 도중에 취소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하지만 이제 왈론드가 안정을 찾고 히메네스마저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선발진이 불안했던 두산에 이 만한 희소식도 없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