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김현수 2억 7천 넘을까

입력 2010-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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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좌), 김광현(우) 선수. 스포츠동아 DB

엎치락 뒤치락 자존심 싸움 1승 1패
김광현, 9600만원 인상땐 재역전
2억7000만원…김현수vs김광현 몸값전쟁
누가 더 받을까?

SK 김광현(22)과 두산 김현수(22)는 한국프로야구 투타의 아이콘 같은 위상을 지닌다. 팀끼리 격렬한 라이벌 관계인만큼 양 팀을 상징하는 둘의 경쟁구도는 여러 각도에서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러다보니 서로 각별한 사이인데도 괜히 어색해지는 딱한 상황도 발생하지만 야구계의 시선이 두 젊은 스타의 행보에 쏠리는 것 또한 필연이다.

실제 두 선수에 유독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은 엎치락뒤치락함에도 발전속도와 궤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를 확연히 알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연봉 추이다. 김광현과 김현수가 솟구쳐 오르기 시작한 2008년부터 ‘연봉 전쟁’은 막이 올랐다. 양 팀이 구단 차원에서 기꺼이 개입하는 희귀한 전례도 만들어졌다.

SK 연봉의 대원칙은 ‘고과대로’다. 여기서 거의 유일한 예외사례가 있었는데 김광현이었다. 2008시즌을 16승4패, 방어율 2.39, 150탈삼진으로 마치고 SK의 우승을 이끈 직후 그 해 겨울은 가히 김광현 정국이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 등 상이란 상은 다 휩쓸었다. 김현수도 타율 0.357, 168안타, 89타점을 올려 최고 타자로 떠올랐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흘린 눈물, 신고선수의 성공 스토리도 있었다.

이에 양 팀은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양 선수의 계약시점을 최대한 끌었다. 선수와 줄다리기를 한 것이 아니라 팀끼리 눈치작전을 펼쳤다. 결국 두산이 먼저 1억2600만원에 김현수의 연봉을 발표했다. 그러자 SK는 김광현의 연봉을 1억3000만원으로 확정지었다. 사실 김광현의 산정액은 1억2600만원에 미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SK는 ‘김광현의 연봉 중 1000만원을 부천 세종병원에 기부한다’고 바로 발표했다. 1000만원을 플러스알파로 잡은 뒤 기부로 명분도 챙기고, 김광현의 자존심까지 세워주는 실리까지 얻는 양수겸장이었다.

그러나 2009년, 김광현은 불의의 부상 탓에 시즌 아웃됐다.(공교롭게도 2009년 8월 2일 김현수의 타구에 왼 손등을 맞았다. 이후 팔꿈치 통증까지 발생했다) 그 전까지 12승2패, 방어율 2.80의 호성적이었으나 한국시리즈까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반면 김현수는 또다시 타율 0.357을 찍는 경이적 기록에 23홈런, 104타점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두산은 단숨에 전년 연봉의 두 배인 2억5200만원을 약속했다. 김광현은 1억7500만원에 조용히 계약했다.

그리고 2010년 또 한번 전세는 미묘하게 뒤집어졌다. 김현수는 타율 0.317, 150안타, 24홈런, 89타점 준수한 성적을 남겼으나 그 기대치를 생각하면 시련이라 할만한 시즌이었다. 타격 7관왕에 오른 롯데 이대호에 밀렸다.

반면 김광현은 한화 류현진과 양웅 구도를 형성한데다 다승 1위(17승)를 해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4차전 마무리까지 맡았다. 김현수는 2억7000만원에 2011년 연봉 재계약을 확정했다. 김광현이 9500만원을 넘게 받으면 다시 역전이다. 김광현의 책정액은 2억7000만원에 약간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SK가 운용의 묘를 발휘할 여지는 남아있기에 속단은 이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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