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자체청백전 150km 괴력투 선보인뒤 아이싱하는 김영민.
자체 청백전서 기록…선발보직 시위 …정코치 “전훈선 나도 던져본적 없어”
‘144km, 147km.’ 이닝이 거듭될수록 공에는 힘이 더 실렸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는 순간, 스피드건에는 ‘150’이 찍혔다. 숫자는 단 3초 만에 사라졌지만, 그 여운은 30분 넘게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14일 세인트피터스버그 넥센의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 강력한 선발후보라는 김영민(24)의 실체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3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현역 때 스프링캠프에서 150km를 던져본 적은 없다”면서 “시즌에 들어가면 154km를 목표로 할 수 있겠다”고 했다.
구속을 확인한 투수들도 모두 한 마디씩 거들었다. “살벌한 공이다.(김수화)” “이 맘 때 150은 정말 오랜만에 본다.(손승락)” 파이어볼러 김성현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더 중요한 것은 구속이 아니라, 투구 내용이다. 김영민은 송지만 등 베테랑 타자들에게도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쳤다. 제구력과 변화구도 수준급. 정 코치는 “저런 배짱이 있어야 한다”며 김영민을 칭찬했다.
지난 시즌 부상 공백이 있었던 김영민이 연습경기에 나선 것은 1년도 더 지났다. 감각이 무뎌졌을 법도 하지만, 구위는 오히려 불펜피칭 때보다 더 뛰어났다. 김영민의 공을 받은 포수 이해창은 “타자 상대할 때 더 강해진다. 실전용 투수”라며 웃었다.
마운드를 내려가 아이싱을 하는 김영민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투수가 꿇리고 들어가면 되나요? 150찍은 공은 한 번 심어주려고(강하게 던진다는 의미) 세게 던졌는데 잘 나왔네요.(웃음)” 한번 기운을 받는 김영민은 마운드를 내려와서도 40개의 불펜피칭을 더 소화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이제 왜 내가 지난 시즌 (김)영민이의 시즌아웃에 가슴 아파했는지 알겠냐?”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와일드 씽’의 첫 등장은 제법 요란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글·사진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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