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도 사서도 전문가의 일 악착같이 뛰는 건 다를것 없죠”

입력 2011-0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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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영 씨. 스포츠동아DB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서 도서관장된 이미영씨
“공 하루 만졌는데 왜 이렇게 어깨가 뻐근한지….”

27일 2011 SK핸드볼 코리아컵 남녀부 결승전이 열린 경기도 광명실내체육관. 관중석에는 역전의 용사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성경화, 김명순, 한현숙 등 1988서울올림픽과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핸드볼 금메달의 주역들이었다. 그녀들은 27일 친선경기를 앞두고 26일 긴급소집(?)돼 1박2일간의 합숙훈련을 마친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는 도서관 사서로, 제2의 인생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이미영(42·사진·상록어린이도서관장) 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씨는 한현숙 씨와 함께 한국핸드볼 역사상 올림픽에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유이한 선수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이후에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1994년 정식으로 사서발령을 받았다. 석사학위까지 받는 등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20년 가까이 책 속에 묻혀 살았던 그녀는 마침내 1월24일 도서관장까지 올랐다.

“운동으로 얘기하자면 교체 선수하다가 주전된 느낌이었어요.” 운동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을 뚫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한 끝에 이룬 성과였다. 그녀는 안산시의 ‘시책 공모’에서 ‘도서관 폐기 서적을 모아 공원에 미니 도서관을 설립하는 방안’으로 입상하는 등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운동이나 사서나 전문가잖아요. 악착같이 해야 된다는 것은 다름이 없지요. 오늘 경기를 보니, 후배들이 그 점을 더 배웠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렇게 관중들이 많았으면 빨리 은퇴 안 했을 텐데….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 소개하는 소리를 들으니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하루 훈련에 어깨가 아프다’며 엄살(?)을 부리던 그녀는, 막상 친선경기가 시작되자 현역시절 포지션이던 레프트윙으로 멋진 몸놀림을 선보였다.

광명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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