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그, 지독한 놈!

입력 2011-03-08 20: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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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대호는 지는걸 죽기보다 싫어하지…”

팀 선배 홍성흔 조성환 승부근성에 혀 내둘러
아내 신혜정씨 “밤새 앓아도 경기장선 펄펄”
“이젠 나를 깨겠다”…올 위대한 새도전 총력
팀 선배인 홍성흔과 조성환은 이구동성으로 ‘지독한 놈’이라고 했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 만큼은 정말 대단하다는 칭찬의 뜻이자, 감탄의 의미였다.‘지독한 놈’이라는 한마디가 어쩌면 대한민국 대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이대호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작년 시즌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타격 7관왕을 차지한 롯데 이대호. 9연속경기홈런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연말 시상식 등을 독차지하고 최고의 한해를 보낸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제는 나를 깨겠다”며 또 다른 위대한 도전을 꿈꾸고 있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빼어난 기록을 세웠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각오다. 그의 이런 다짐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홍성흔이나 조성환이 인정하듯, 악착같은 승부 근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프로 입단 초기 백인천 감독 시절, ‘선수도 아니다’라는 혹평을 들으며 수술이란 혹독한 좌절도 겪었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2006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하고도 MVP와 인연을 맺지 못하자 이를 더욱 악물었고, 그 같은 독기는 지난해 화려한 기록으로 꽃을 피웠다.

이대호는 8일,‘지독한 놈’으로 평가받는데 대해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한 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든, 내기를 하든 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그런 마음가짐이 나를 이만큼 자라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무엇에서든지 지면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울분을 토했고, 스스로도 승부근성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의 아내 신혜정 씨는 지난해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끙끙 앓다가도 다음 날 그라운드에 나서는 걸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몸이 안 좋고, 컨디션이 안 좋아 투덜대다가도 정작 게임에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투혼을 불사르는 것도 그가 남다른 승부근성을 소유하고 있어서다.

누구에게든 지고 싶지 않은 ‘지독한 승부근성’으로 똘똘 뭉친 이대호. 이제는 남이 아닌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선언한 그의 올 시즌이 기대되는 것도 그래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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