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위기 반전
2. 공격수 자신감
3. 팀원 대동단결
포항 스틸러스가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대전 시티즌과 홈경기에서 7-0으로 크게 이겼다. 단순히 승점 3 이상의 추가소득을 얻었다. 주춤하던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팀 단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보너스였다.
● 분위기 반전
포항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1-2로 패했다. 리그 경기에서 수원에 무릎을 꿇었고 컵 대회 8강 홈경기에서도 부산에게 쓴맛을 봤다.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대전은 승부조작 파문으로 주축 선수들이 빠졌고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포항은 방심하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를 몰아쳤다. 포항의 다음 상대는 FC서울이다. 17일 서울과 홈경기를 치른다. 황 감독은 “큰 경기를 앞두고 대승을 거뒀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주축 공격수 부활
공격수들은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득점이나 도움을 올리면 컨디션이 살아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격수 출신 황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날 모따가 2골, 고무열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모따는 6월 25일 경남 전 이후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고무열은 6월 18일 상주 전 이후 3경기 만이다. 주축 공격수들이 부활의 조짐을 보인 게 반갑다.
● 팀 단합
후반종료 직전 고무열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2골을 기록 중이던 모따가 키커로 나섰다. 성공하면 해트트릭이었다. 순간 포항 팬들은 ‘김기동’을 연호했다. 최고참 김기동은 이 경기 전까지 38골 40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40(골)-40(도움) 클럽까지 단 2골.
황 감독은 고심 끝에 김기동을 키커로 낙점했다. 김기동은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K리그 최고령 득점기록(39년 5개월 27일)을 갈아 치웠다. 반면 모따는 풀이 죽었다. 경기 후 공개적으로 섭섭함을 토로했다. 황 감독은 모따를 따로 불러 “이런 게 바로 배려다. 팀이 강해지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어깨를 두드리며 양해를 구했다. 황 감독의 애정 어린 충고를 모따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1년 내내 장기 레이스 펼치다보면 경기내용이나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게 팀 단합이다. 황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