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역대 최고대우 12일 발표 계획
뜸들이다 국내 첫 10억대 선수 삼성에 내줘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했다. 하지만 두드려도 너무 두드렸다.
‘김태균 영입 시나리오’를 착착 실행해 나가던 한화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삼성이 5일 일본에서 돌아오는 이승엽과 연봉 11억원(기본 8억원+옵션 3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10억원대 연봉 선수’는 한화로 복귀하는 김태균이 될 것으로 보였다. 구단이 10억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 연봉 보장을 자신했고, 관련 보도도 수차례 쏟아진 데다, 아예 계약 발표 날짜까지 12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친 삼성이 발 빠르게 치고 나오면서 한화의 야심찬 계획에 오점이 남고 말았다.
기회는 있었다. 지바롯데가 지난달 19일 김태균의 퇴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화가 합법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한화는 신중했다. 지난달 27일 첫 협상을 한 뒤 “계약을 원만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고, 보류 선수 명단에서 공식 제외된 2일 2차 협상 후에는 “10억원이 넘는 최고 대우로 입단에 합의했다.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첫 협상을 하기도 전에 입단식 날짜부터 정해놨을 만큼 치밀했던 작전. 그러다 삼성에 허를 찔리고 만 것이다.
김태균은 국내 복귀 선언 이후 여러 차례 “한화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힐 정도로 의지가 확고했다. 김승연 구단주가 “꼭 잡아 오겠다”고 선언한 선수인 만큼, 한화 역시 최대한 빈틈없고 확실하게 일을 진행하려 애썼다. 하지만 삼성의 행보가 딱 1주일 빨랐다. 이제 한화는 두 마리 토끼 중 ‘사상 최초’를 잃고 ‘역대 최고’만 잡을 수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