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10호 기성용, 사인만 남았다

입력 2012-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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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포츠동아DB

메디컬테스트 위해 영국으로 출국
스완지시티 이적 사실상 최종확정
막판변수 풀럼, 반전카드 없는 듯


꿈에 그리던 빅(Big) 리그행이다.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이 임박한 기성용(23·셀틱FC)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최종 행선지는 웨일스를 기반으로 한 스완지시티로 확정됐다. 90년대 유럽 축구를 뒤흔들었던 덴마크 축구 영웅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다크호스다. 스완지시티행이 임박한 시점에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클럽인 풀럼FC가 가성용 영입 전에 뛰어들었으나 출국 시점까지 기성용의 마음은 스완지시티로 굳어져 있었다.

기성용의 에이전트는 같은 날(23일) 영국 내 일부 언론들이 “기성용이 스완지시티 이적에 원론적으로 동의했다. 48시간 내에 웨일스에 도착한다”는 휴 젠킨스 스완지시티 회장의 코멘트를 인용, 보도한 스완지시티 이적 확정에 대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스완지시티의) 언론플레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스포츠동아의 취재 결과, 기성용은 런던 도착 후 웨일스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런던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뒤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스완지시티에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기성용이 다른 곳으로 가는 일은 없다. 계약을 확정하지 않고 출국해서 무작정 기다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로 무조건 간다”고 말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을 위해 ‘통 큰’ 베팅을 했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최고 액수인 600만 파운드(107억 원) 가량을 이적료로 셀틱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팀 역사상 최고 액수. 일각에선 500만 파운드(약 90억 원)로 양 측이 합의했다는 분석도 있다. 연봉 역시 기성용이 희망한 100∼120만 달러(약 11∼13억 원)까지 맞춰주는 것으로 거의 합의를 했다. 셀틱에서 35만 유로(약 4억9000만 원)를 받았으니 연봉도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더욱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면 한국 축구 발전에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빨리 팀에 적응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빅 클럽이라도 출전하지 못한다면 힘들다. 나를 가장 필요로 하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팀, 내게 기회를 꾸준히 줄 팀이냐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스완지시티에 대해서도 기성용은 긍정적이었다. “런던에서 하루 이틀 머물며 새 팀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작년부터 스완지시티를 지켜봤다. 패스를 위주로 한 조직적인 팀인데, 영국에서는 이런 스타일이 드물어 매력적이다. 내가 원한 축구를 할 수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피력했다.


○ 풀럼 언급은 왜?

스완지시티행의 최종 변수가 풀럼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아들을 공항까지 배웅 나온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옥(55) 광주시축구협회장도 “셀틱의 마음을 움직이면 풀럼행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돌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런던올림픽 직전만 해도 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행선지로 유력해 보였으나 스완지시티가 셀틱과 기성용의 마음을 확실하게 움직였다. 풀럼은 런던올림픽 기간 중 2번, 최근 세 번째 접촉을 했으나 스완지시티행을 뒤집을 만한 반전의 카드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적 발표가 늦어진 것도 셀틱이 기성용 측에 “(풀럼에서 제안이 또 왔으니) 잠시 기다리라”고 알려왔기 때문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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