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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스캇 프록터가 2년 연속으로 호된 불운에 가슴을 쳤다.
프록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10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홍상삼을 구원해 등판했다.
3-0으로 앞서가던 두산은 롯데의 뒷심에 휘말려 3-3 동점을 허용한 상황, 롯데는 든든한 마무리 정대현이 9-10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프록터는 커브로 보이는 변화구가 제대로 제구가 되지 않아 폭투를 범했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공을 빠뜨렸고, 이때 2루에 있던 박준서는 3루로 내달렸다. 양의지는 재빨리 공을 주워 3루에 송구했지만, 공은 3루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는 악송구가 됐다.
박준서가 단숨에 홈에 미끄러져 들어오며 두산의 2012시즌은 끝났다. 올시즌 35세이브(2위), 평균자책점 1.79로 두산의 정규시즌 3위를 이끈 프록터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시즌 마무리였던 셈.
프록터로서는 이 같은 불운한 시즌 마무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시즌 프록터의 마지막 경기 또한 기념비적인 대역전패였다. 당시 프록터가 뛰던 뉴욕 양키스는 7회까지 무려 7-0으로 앞서던 경기를 따라잡혀 7-7 동점인 채로 연장에 돌입했다. 뉴욕은 12회초 무사 1-3루 절호의 찬스를 놓쳤고, 프록터는 연장 12회말 엄청난 압박감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프록터는 이날의 영웅 에반 롱고리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탬파베이는 이 승리로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 피칭이 프록터의 지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프록터로서는 2시즌 연속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멘탈붕괴’를 경험하게 된 것. 1-2-4차전에서 모두 무너진 홍상삼 못지 않게 프록터 또한 ‘불운의 아이콘’인 셈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