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잔소리 들어서 자다가도 떡이 생긴 ‘돌아온 탕아’ 김진우

입력 2012-1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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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진우는 올 시즌 탕아의 이미지를 벗고, 10승 투수로 탈바꿈했다. 그의 곁을 지키는 예비신부는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며 예비신랑을 다잡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4년만에 재기 성공…내년 시즌 각오

6년만에 10승·대표팀 예비 명단
신난 나에게 예비 신부의 한마디
“오빠, 들뜨지 마…이제 시작이야”

따뜻한 곳서 개인 특별훈련 계획
여친 충고 따라 열심히 뛸겁니다


“여자친구가 좋아하기보다 걱정을 많이 해요. 덕분에 저도 제 자신을 다 잡죠.”

KIA 김진우(29)에게 2012년은 어느 해보다 특별하다. 6년 만에 10승(5패·방어율 2.90)을 달성해서가 아니다. 2007년 임의탈퇴 후 4년을 방황하다가 다시 야구공을 잡았고, 피눈물 나는 노력 끝에 그라운드로 돌아와 재기에 성공했다.

‘그토록 간절히 서고 싶었던’ 마운드에 다시 오르자 김진우의 눈앞에 행복한 나날들이 펼쳐졌다. 시즌이 끝나자 달라진 위상도 톡톡히 느끼고 있다. 언론사 시상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부름을 받고 있고, 내년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만약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된다면 10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찾게 되는 것이다. 본인도 “50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얼핏 들어 알고 있었는데 28명, 그것도 13명(투수) 안에 들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김진우를 옆에서 지켜보는 예비신부 김혜경(28) 씨는 오히려 근심이 많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진우는 “여자친구가 좋아하기보다 걱정을 더 많이 한다”며 “늘 ‘들뜨지 말고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덕분에 나를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비단 말뿐이 아니다. 김진우는 비록 종아리 근육통으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광주구장에서 구슬땀(재활군)을 흘렸다. 그는 “시즌 막바지에는 구위가 좋았다. 직구면 직구, 싱커면 싱커, 커브면 커브 다 좋았다”며 “무엇보다 일단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는 게 가장 기뻤다”고 올 한해를 정리했다.

내년 시즌 전망도 밝다. 김진우의 정신력 덕분이다. 그는 “자만하지 않고 지금부터 더 노력하겠다. 만약 국가대표가 되면 빨리 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12월에도 따뜻한 지역으로 가서 개인훈련을 할 생각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내년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와 더불어 마무리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선발이든, 마무리든 감독님이 결정하신대로 따르겠다”며 “어떤 보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보직이든 잘 던질 수 있는 몸을 잘 만드는 게 프로선수로서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보직이 결정되면 스프링캠프에서 그 위치에 맞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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