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승리본능 깨우는 캡틴 곽태휘 ‘3無’

입력 2012-12-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곽태휘. 스포츠동아DB

곽태휘. 스포츠동아DB

말없이, 표정없이,휴식도 없이…
“무조건 이기자” 동료들에 주문


“꼭 이겨, 그냥 이기자고.”

울산현대 캡틴 곽태휘의 분노에 가득 찬 한 마디였다. 몬테레이(멕시코)와 클럽월드컵 1차전(1-3 울산 패)을 마친 뒤 한숨도 자지 못했다. 첼시(잉글랜드)와 ‘드림매치’ 대신, 5위를 위해 싸워야 할 처지가 된 게 너무 가슴 아팠다. 실점 루트가 하필 자신의 위치에서 이뤄졌기에 자존심에 더 큰 상처가 났다. 한국 축구 대표 수비수로서 실수를 용납할 수 없었다. ‘보너스 대회’라며 잠시 들떴고,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던 스스로를 자책할 뿐이었다.

곽태휘는 ‘3무(無) 리더십’으로 본인과 팀을 다잡고 있다. 말이 없고, 표정이 없고, 휴식도 없다.

첫 경기 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선수단 훈련 때나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 숙소에서도 차가운 남자의 전형이다. 주변에서 간혹 농담을 하고 웃음을 보여도 곽태휘의 입은 굳게 닫혀 있다. 미소조차 없다. 말이 많은 편도 아니었지만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순위 결정전을 앞두곤 딱딱함이 더 심해졌다. 비디오 분석을 겸한 팀 미팅 때, “야, 이번에는 무조건 이기자”고 했던 게 동료들을 향한 거의 유일한 말이었다.

여가도 없다. 원정을 오면 으레 친한 선수들이 끼리끼리 모여 쇼핑을 하고, 차 한 잔을 마시며 망중한을 즐기지만 곽태휘는 공식 일정을 제외하곤 거의 호텔 방안에 있다.

당연히 후배들도 ‘감’을 잡았다. 또 알고 있다. 곽태휘가 “이긴다”고 하면 이긴다는 걸.

11일 나고야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그 때처럼 우왕좌왕할 일은 없다. 마지막이다.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했다. 울산의 정신무장은 이미 단단히 이뤄졌다.

나고야(일본)|남장현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