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재를 털어 구단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이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강원FC 남종현 사장. 사진제공|강원FC
밀린 돈은 남 사장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강원구단의 3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강원은 남 사장이 운영하는 (주)그래미와 여명종합건설에서 20억원을 융통했다. 10∼11월 2개월 치의 급여도 남 사장에게 빌렸다. 강원은 선수단 급여로 매달 5억원 안팎을 지급한다. 남 사장에게 빌린 돈은 확인된 것만도 30억원에 이른다.
남 사장은 평소 강원구단에 사재를 털어 지원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7월9일 새로 선임된 김학범 감독이 외국에서 귀국하는 자리에서도 남 사장은 취재진에게 “내 돈이 들어가는 데 성적 부진을 놓고만 있을 수 없다. 감독 경질 이상의 짓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9월19일에는 “강원FC 지원을 여러 곳에 요청했지만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 사재를 출연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상하다. 확인해보니 말이 틀리다. 무상제공이 아니다. 남 사장은 강원구단으로부터 연리 8.5%의 이자를 받고 있다. 사재를 털고 있다는 평소의 발언과 배치된다.
강원구단 이송학 사무처장은 “강원은 적자 구단이다.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릴 수가 없다. 기업간 대출 금리를 적용해 8.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강원구단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조차 비싼 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말은 똑바로 해야 한다. 구단을 위해 사재를 털었는지, 이자를 받고 있는 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남 사장이 구단으로부터 8.5%의 이자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