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란. 스포츠동아DB
■ 장미란 부친 장호철씨가 본 딸
“딸 덕분에 기쁨의 눈물 많이 흘렸다
비인기종목 선수에 꾸준한 관심 부탁”
“꽃다운 20대, 또래들처럼 즐기지도 못하고…. 무거운 역기와 씨름하느라 고생만 한 것 같아요. 그 점이 가장 안쓰럽습니다.”
장미란(30·고양시청)의 아버지 장호철(61) 씨는 딸의 은퇴 결정을 곱씹으며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을 썼다. 장미란에게 아버지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였다. 그녀를 역도에 입문시킨 사람도 아버지였고, 선수시절 내내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준 사람도 아버지였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의 아버지는 비인기종목 선수인 딸이 부당한 처우를 당할 때마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 덕에 장미란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언젠가 그녀는 이런 얘길 한 적이 있다. “아버지가 우산이 돼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호방한 성격의 아버지이지만, 딸을 세계 최고의 역사(力士)로 키우기까지 많은 눈물도 흘렸다. “딸이 잘 할 때는 기뻐서, 잘 안될 때는 슬퍼서 울었어요. 그래도 가슴 아파서 운 적은 1∼2번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일 고맙지요.” 딸의 손에 바벨을 쥐어준 사람이 본인이기에, 딸이 힘겨운 시기를 겪을 때면 미안한 마음도 컸다. “(장)미란이가 꽃다운 20대 시절을 역기와 씨름하면서 보냈잖아요. 또래처럼 즐기지도 못하고…. 그 점이 제일 안쓰러워요.”
아버지는 딸의 은퇴 시점에서, 비인기종목 유망주에 대한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 미란이 운동시키면서도 참 힘들었어요. 체육행정 하시는 분들이 한번 관심 갖고 말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투자를 해야 돼요. 그래야 제2의 미란이가 나옵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부상투혼을 펼친 딸이 금메달을 확정짓자, 장호철 씨가 중국 관중에게 큰 절을 올렸던 일은 역도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제 그 모든 환희의 순간은 추억이 됐다. 아버지는 “딸 덕에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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