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째 3점슛 순간, 박정은은 왜 웃지 않았나?

입력 2013-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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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박정은. 스포츠동아DB

“동료들 노력마저 나쁘게 비춰질까봐…
선수생활 마지막은 우승으로 장식할 것”


삼성생명 박정은(33·사진)은 25일 KDB생명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여자프로농구 역대 최초의 개인통산 3점슛 1000개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올 시즌 후 은퇴를 계획 중인 터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라는 의미와 더불어 22일 불거진 ‘기록 밀어주기’ 논란으로 인해 박정은은 눈시울을 붉혔다.

기록 밀어주기 논란 때문에 KDB생명전 결장까지 고려했던 박정은이지만, 이호근 감독과 팀 동료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실망감에 휩싸인 그녀에게 ‘함께 뛰고 있는 동료들을 위한 길은 포기하지 않고 코트에 서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정은은 “코트에 나가는 것이 그렇게 싫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감독님과 나를 위해 스크린을 걸면서 도와주는 동료들, 그리고 팬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용기를 내서 코트에 섰다. 내 기록 달성에 기뻐해주는 동료들이 무척 고마웠다”고 말했다. 기록 달성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도 박정은은 웃지 않았다. 그녀는 “내 웃음으로 인해 나를 위해 희생해준 동료들의 노력마저 나쁘게 비춰질까봐 웃을 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정규리그를 마친 박정은은 이번 일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더욱 느낄 수 있었고 ‘마지막’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3월 2일부터 펼쳐질 KB국민은행과의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는 그녀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우승 도전이 될 전망이다. 박정은은 “내가 꿈꾸던 선수생활의 마지막은 우승의 모습이었다. 우승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늘 특별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내 모든 것을 쏟아서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 동료들과 함께 정상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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