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할지를 미리 알려주고 철저하게 그 방침에 맞춰 기용하는 매뉴얼 야구를 실천하고 있다. 10일 NC전에 앞서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는 염 감독. 창원|김민성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넥센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소리 없는 강자’로 통했다. 넥센과 연습경기를 치른 팀들마다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해보다 많이 강해졌다”며 자체적으로 ‘주의보’를 발령했다는 소문도 들렸다.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시작하는 염경엽 감독 역시 “시즌 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훈련 성과가 아주 좋았다.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시범경기. 넥센은 NC와의 창원 2연전에서 1승1패를 거뒀는데, 2경기 모두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면모를 과시했다. 일단 출발이 고무적이다.
‘주전은 주전답게’…경쟁보다 준비 강조
머릿속 각본대로 퍼즐 맞추듯 경기 요리
이미 개막전 주전 라인업·불펜 멤버 확정
‘훈련시간 보다 효율’…선수관리도 돋보여
○염경엽의 ‘매뉴얼 리더십’, 뚜껑 열리다!
염 감독은 올해 ‘매뉴얼 야구’를 주창한다. 수많은 매뉴얼을 머릿속에 만들어놓고, 주어진 상황에 맞게 그 안을 활용할 계획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염 감독은 “이미 개막전 선발투수와 선발 라인업을 모두 짜놨고, 캠프에 가자마자 선수들에게 역할을 통보해놨다”고 말했다. 주전은 주전답게, 백업은 백업답게 시즌을 준비해달라는 뜻이었다. 개막 직전까지 결과를 함구하면서 경쟁을 유도하는 기존 감독들과 다르다. 염 감독은 “경쟁보다 ‘준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 정해진 타순! 주전도, 백업도 확실!
그만큼 구체적이다. 염 감독은 직접 올 시즌 넥센의 주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1번 좌익수 장기영∼2번 2루수 서건창∼3번 중견수 이택근∼4번 1루수 박병호∼5번 유격수 강정호∼6번 우익수 유한준∼7번 지명타자 이성열∼8번 포수 박동원∼9번 3루수 김민성의 순. 에이스 나이트가 등판할 때만 포수 자리에 허도환을 낸다. 강윤구와 장효훈을 포함한 선발 5명은 물론, 주요 불펜(이보근 문성현 한현희 박성훈) 멤버까지 발표한 상태. 1군에서 스윙맨으로 대기할 투수들과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을 투수들, 그리고 포지션별 백업 선수들까지 모두 정해졌다. 염 감독의 ‘매뉴얼’은 이미 완성 단계다. 염 감독은 “선수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시켰다. 모두 자신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때부터 지켜온 정석
캠프 때부터 정석을 지켰다. 훈련할 때 하고, 쉴 때 쉬게 했다. 하루 휴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휴식일을 하루 더 줬다. 훈련시간보다 효율을 중시했다. 그 결과 넥센은 부상 낙오자 없이 캠프를 마쳤다. 애리조나 연습경기 때 장기영이 공에 얼굴을 맞는 사고가 있었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오키나와로 재합류했다. 염 감독은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준비한 대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틈없이 잘 짜여진 염 감독의 ‘매뉴얼 리더십’은 올해 넥센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