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성강 “독한 한국인들만 할리우드 살아남았다”

입력 2013-05-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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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배우 ‘성강’(한국명 강성호)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배우다. ‘다이하드 4.0’, ‘닌자어쌔신’, ‘진주만’ 에 출연했고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는 ‘한’이라는 역할로 할리우드에서 주목받았다. ‘패스트 & 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에서부터 ‘분노의 질주’시리즈에 참여한 성강은 올해로 4편째 이 시리즈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 그가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홍보차 한국에 방문했다. 성강은 “내 나라에 오니까 무척 좋다”고 들뜬 마음을 표했다.

성강은 모든 인터뷰를 한국어로 진행했다. 능숙한 한국어 실력에 놀랐다. 성강은 “미국에서 아는 한국분이 ‘한국 사람이 한국어를 해야지’라고 하셨다. 나 역시 동의한다. 지금도 미숙하지만 한국어로 대화를 하니까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한국 영화를 보며 한국어를 조금씩 익히고 있다. 심지어 욕설도 배운다는 성강은 “다음에 방문하면 더 유창하게 한국어로 인터뷰 하겠다”고 다짐했다.

“영화 촬영을 하며 출연배우들과 가족이 됐다. 촬영장은 늘 행복했다. 액션영화라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려운 장면은 스턴트 배우들이 함께 힘써주기 때문에 배우들이 특별히 힘든 작업은 없었다.”

성강에게 ‘한’이라는 역할이 반가웠던 이유는 기존의 아시아계 배우들이 맡던 배역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아시아계 배우들은 쿵푸를 하거나 컴퓨터를 잘하는 천재 역할 아니면 나쁜 북한 사람 정도의 배역만을 맡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을 연기하며 할리우드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실제로 할리우드가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대니얼 대 김, 존 조, 스티븐 연 등 한국계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각양각색으로 배치되고 있다.

“지금 할리우드에 있는 동양 배우 중 거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더 먼저 할리우드 진출했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관계자는 그 이유가 한국 사람의 성격 때문이라고 하더라. 고집도 세고 독하다. (웃음) 힘든 할리우드에서 버틸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점이라고 본다 .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울고 웃는 등 감정이 담긴 드라마를 많이 좋아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할리우드와 잘 맞는다. 게다가 배우들도 다 예쁘고 잘 생겼다. (웃음)”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한국계 배우들은 다른 인종의 배우들보다 훨씬 많은 고난이나 차별이 있다고 알고 있다. 이 물음에 성강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할리우드는 인종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인이라고 더 차별을 받진 않는다. 할리우드에 진입하려는 배우 모두가 힘든 과정을 지나게 된다. 배고픈 시절도 이겨내야 하고 하나씩 배워나간다. 한국인이라 더 차별 받고 대우를 받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최근 이병헌, 배두나, 정지훈 등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배우들의 입지가 줄어들진 않을까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그는 “전혀 없다. 오히려 더 많이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한테 절대 나쁜 것이 아니고 그렇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동양인들의 얼굴이 할리우드에 더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양배우들이 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연기를 잘 한다는 평가를 들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한국계 배우들에게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 한국을 방문한 성강이 첫 번째로 한 일은 어묵을 사 먹은 것. 성강은 “미국에서는 그런 맛이 안 난다”며 “밖에서 어묵을 먹고 떡볶이를 사서 호텔 방에서 먹었다. 루크 에반스는 홍대에서 번데기도 먹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차기작은 TV 드라마. 그가 맡은 역할은 여자친구를 조직폭력배에게 잃어 복수를 결심하는 FBI 경찰. 김태호라는 이름을 갖고 한국말도 하며 극에 출연할 예정이다.

“한국 팬들에게 호화로운 할리우드 스타가 아닌 열심히 배우활동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기억되고 싶다. 또 한국배우들이 미국으로 진출할 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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