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서비스 꼴찌팀 QPR

입력 2013-05-13 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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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 최종전마저 무너졌다. QPR은 12일(한국시간) 런던 홈구장 로프터스로드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37라운드 경기에서 1-2로 패해, 최악의 수렁에 빠졌다. 박지성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투입되지 않았고, 윤석영은 아예 스쿼드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끝까지 실망

QPR은 킥오프 11분 호일렛이 엮은 페널티킥(PK) 찬스를 로익 레미가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수비진의 잦은 실책과 단조로운 공격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악몽이 반복됐다. 특히 측면 수비수 보싱와에게 그랬다. 모처럼 리드를 잡은 지 7분 후에 보싱와는 무의미한 파울로 상대에 PK 동점골을 내줬고, 35분에는 골키퍼에게 패스 미스를 해 역전골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곳곳에서 온통 야유가 터졌고 참다못한 QPR의 해리 레드냅 감독도 전반 직후 보싱와를 교체 아웃 시켰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끝까지 남 탓

레드냅 감독이 그래도 변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강등에 대한 책임론이 들끓고 있지만 자신만이 빠져나갈 궁리를 했다. 경기 전날, 구단 미디어 행사 때 “처음 부임했을 때 선수들의 자신감이 없었다. 만약, 그 때 내가 원했던 선수들을 영입했다면 지금보다는 상황과 분위기는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며 변명을 늘어놓은 그는 경기 직후에는 “현재 멤버들로는 차기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도 중위권 이상 성과는 올리기 어려울 것 같다.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들이 없다”고 했다. 현장을 찾은 모든 기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음은 물론이다.


●끝까지 서비스 꼴찌

QPR이 무너진 이날 프리미어리그에는 유독 굵직한 행사들이 많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가 개최됐고, 에버턴 역시 ‘퍼거슨의 후계자’로 지목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위한 감동적인 이별 행사를 가졌다. 꼭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잉글랜드에서는 통상 한 시즌의 마지막 홈경기가 끝나면 대부분 구단들은 홈 팬들과의 행사를 가져왔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성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QPR은 그렇지 않았다. 아주 잠깐의 기념사진 촬영이 전부. 구단 직원도 “별도 이벤트가 없느냐”는 물음에 “없다”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경기장 어느 곳에서도 한 시즌 간 ‘최악의 팀’을 성원해준 서포터스에 대한 고마움이 담긴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차기시즌 챔피언십 시즌 회원권 구입을 종용하는 홍보물만 가득했다.

런던(영국) | 이지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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