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하장사 마돈나’ 저작권 피해 논란

입력 2013-05-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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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반짝반짝·싸이더스 FNH

판권 구입 않고 ‘내 이름은 오동구’ 창극 추진 물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창작자의 권리가 외면받은 일이 일어나 우려를 낳고 있다.

6월8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하는 창극 ‘내 이름은 오동구’(오동구)가 2006년 개봉한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무대로 옮기면서 사전에 판권을 구입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오동구’ 제작사인 국립창극단은 뒤늦게 영화 저작권자인 공동제작사 싸이더스FNH 및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판권 구매를 제의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판권 협의가 불발되면서 ‘오동구’가 예정대로 공연될지 미지수다.

이해준·이해영 감독이 연출하고 김윤석, 류덕환이 주연한 ‘천하장사 마돈나(사진)’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고교생 오동구의 이야기. 창극 ‘오동구’는 영화 주인공의 이름을 공연 제목으로 쓰고 소개글에서도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창극화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원작인 영화 판권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제작을 추진해왔다.

‘오동구’가 6월로 공연 날짜를 확정한 건 올해 1월. 3월부터는 홍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싸이더스FNH 등이 ‘오동구’ 측으로부터 판권 구입 문의를 받은 시기는 4월 중순이다. 공연이 당장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13일까지도 양측은 판권 구입 계약을 완전히 맺지 못하다 결국 이날 오후 저작권자들은 판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싸이더스FNH 관계자는 “판권 판매 절차에 문제가 있고, 무리가 따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동 저작권자인 CJ엔터테인먼트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동구’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CJ와 판권에 대한 세부 계약을 조율해 왔다”며 “판권 구입을 미룬 게 아니라 저작권자를 수소문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공연 연출진과 배우가 꾸려지기 전에 판권 구매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두고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원작을 제2의 창작물로 만들 때 저작권과 판권 구입은 가장 기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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