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적시장의 갑…지구특공대 지동원-구자철 임무 완수

입력 2013-05-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손흥민. 스포츠동아DB

■ 독일 분데스리가 한국인 3인방 시즌 결산

함부르크, 마지막 경기 패…내년 유로파 불발
손흥민 이적 무게? 남든 옮기든 선택은 제 몫
지동원, 시즌 5호골…팀 1부 리그 잔류 기여
구자철과 함께 임대 만료…유럽 구단들 눈독


독일 분데스리가 한국인 3인방이 2012∼2013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함부르크 손흥민(21)은 19일(한국시간) 끝난 레버쿠젠과 최종전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팀은 0-1로 졌다. 함부르크는 7위에 그치며 목표로 했던 내년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22)은 그로이터 퓌르트와 홈경기에서 팀이 2-1로 앞선 후반 30분 멋진 왼발 슛으로 시즌 5호 골을 성공시켰다. 아우크스부르크는 3-1로 이겨 15위(승점 33)가 되며 극적으로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같은 팀의 구자철(24)은 이날 후반 32분 교체 출전했다.


○손흥민이 ‘갑’

분데스리가 3년차 손흥민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0∼2011시즌 3골, 2011∼2012시즌 5골에 이어 올 시즌 12골1도움으로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골은 아르티옴스 루드네브스와 더불어 팀 내 최다 득점이고, 분데스리가 전체 9위다. 손흥민은 승리의 파랑새 역할도 톡톡히 했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이 골을 넣은 9경기 중 8경기에서 이겼다. 무엇보다 국내외 팬들을 매료시킨 것은 손흥민의 득점 장면이었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날카로운 슛이 일품이었다. 5월11일 호펜하임 전에서는 헤딩 골까지 터뜨려 전천후 폭격기임을 증명했다.

손흥민의 향후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함부르크가 유로파리그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게 변수다. 손흥민은 그동안 “유럽 대항전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함부르크와 내년 여름까지 계약기간이 남은 가운데 더 큰 무대를 위해 이적을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토트넘과 리버풀, 아스널,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수의 명문 클럽들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에는 올 시즌 손흥민에게 4골이나 얻어맞은 도르트문트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급할 게 없다. 지금은 손흥민이 ‘갑’이다. 함부르크에 남든 다른 팀으로 옮기든 손흥민은 최적의 조건에 원하는 팀을 고를 수 있다.



○와신상담 지동원의 행보는

지동원에게는 ‘와신상담’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지동원은 올 시즌 전반기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에서 거의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아예 팔아야 할 선수로 분류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울 이적시장 말미 6개 월 임대로 아우크스부르크에 둥지를 틀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한국선수와 인연이 깊다. 작년시즌 볼프스부르크에 있던 구자철도 지동원과 비슷한 상황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왔고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구자철은 올 시즌 앞두고 아우크스부르크와 임대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축구대표팀 콤비 ‘지구(지동원-구자철)특공대’가 시즌 후반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지동원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2월23일 호펜하임 전에서 리그 데뷔 골을 기록했다. 이후 팀이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다. 17경기 5골을 기록했다.

구자철은 올 시즌 2라운드 샬케04와의 경기에서 발목 인대를 다쳐 2개월가량 재활을 했음에도 10라운드에 복귀한 뒤 3골2도움을 올리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3월 말 카타르와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에서 다시 옆구리를 다쳐 또 재활을 하는 바람에 시즌 막판 활약할 기회가 줄어든 점은 다소 아쉽다.

지동원과 구자철 모두 아우크스부르크와 임대계약은 끝이 났다. 원래 계약대로라면 두 선수 모두 원 소속 팀(지동원은 선덜랜드,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으로 복귀해야 한다. 실제 선덜랜드와 볼프스부르크는 최근 지동원, 구자철에게 돌아오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올 때와 또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유럽 각 팀들이 지동원과 구자철을 주목하고 있다. 다른 팀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이들이 팀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