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유재학, 신인 지명서도 빛났다

입력 2013-10-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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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만수’를 발휘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이 1라운드에서 선발한 경희대 가드 김영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모비스, 유일하게 신인 4명 지명

9·10·11순위 전준범·김영현·이대성 콕
3라운드도 단상 올라 상명대 김주성 호명
“상명대 창단 첫 6강 진출…당연히 뽑아야”


모비스 유재학 감독(50)의 별명은 ‘만수’다. 만 가지 수를 가졌다는 의미에서다. 그의 ‘수’는 9월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한국농구연맹(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십분 발휘됐다.


● 후순위도 대박을 만드는 ‘매직’

모비스는 드래프트에서 후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때도 쏠쏠하게 전력보강을 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10순위로 지명한 함지훈이 좋은 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9, 10, 11순위(2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모비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알찬 선수수급에 성공했다. 1라운드에서 장신 슈터 전준범(195cm·연세대), 가드 김영현(180cm·경희대)을 선발해 팀에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한 데 이어 2라운드에선 지도자들이 의문부호를 달았던 이대성(190cm·브리검영대)을 택했다.

중앙대에서 이탈해 미국농구에 도전했던 이대성에게는 ‘이단아’라는 꼬리표가 따랐지만 유 감독은 편견 없이 그를 판단했고, 드래프트 전부터 ‘(순번에 오면) 무조건 뽑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대성은 브리검영대에서 켄 와그너 감독의 지도를 받았는데, 와그너 감독은 20여년 전 유 감독의 지도자 연수를 도왔던 인물이다. 유 감독은 와그너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이대성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다. 유 감독은 “확실한 장점(개인기)이 있지 않나. 그만그만한 가드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잘 키워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배려도 잃지 않는 ‘만수’

모비스는 그동안 가장 많은 대학선수를 뽑는 팀이었다. 귀화혼혈선수 문태영을 영입한 지난해만 단 1명의 대학선수를 지명했다. 이에 대학 감독들은 1명만을 뽑은 팀(모비스·SK·오리온스)과는 연습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유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도 단상에 올랐다. 지명에 앞서 그는 “이제 대학 감독님들이 연습경기를 해줄지 모르겠다. 우리는 또 뽑는다”며 상명대 가드 김주성(176cm)을 호명했다. 4명의 선수를 뽑은 팀은 모비스가 유일했다. 유 감독은 “상명대가 창단 후 처음으로 대학리그 6강에 올랐다. 그런데 (1군 드래프트에서) 1명도 뽑히지 않는다면 의미가 퇴색될 것 아닌가”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만수’의 넉넉한 배려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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