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V리그 훈련캠프를 가다] 김호철 감독 컴백·세대교체…팀 문화까지 새롭게 변신

입력 2013-10-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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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친정팀 현대캐피탈로 돌아온 김호철 감독(오른쪽)은 오직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 김 감독이 훈련 도중 열정적인 제스처를 섞어가며 선수들에게 운동 방법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2년 만에 친정팀 현대캐피탈로 돌아온 김호철 감독(오른쪽)은 오직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 김 감독이 훈련 도중 열정적인 제스처를 섞어가며 선수들에게 운동 방법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 개막 D-25 공격적 투자로 팀 컬러 바꾼 현대캐피탈

최고 시설의 훈련장·선수 보강 등 전폭 지원
여오현 영입 효과…수비와 끈기의 팀 만들

문성민 대체 송준호 펄펄…젊은피 기량 쑥쑥
伊 출신 트레이너 지도로 체력강화 지옥훈련

김호철 감독이 2년 만에 컴백한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오직 하나의 단어만 생각하고 있다. 바로 우승이다.


● 투자 그리고 또 투자

7월18일 연고지 천안에 누구나 부러워하는 복합훈련시설을 완공해 개관 기념식을 가졌다. 올인원(ALL-IN-ONE)을 표방한 시설은 화려했다. 선수들이 방문을 나서면 바로 코트로 나가게 된 숙소는 훈련의 집중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설과 부상방지를 위한 첨단 장비, 훈련장 천장에서 플레이를 찍어 즉시 보여주는 영상시스템 등은 최고를 향한 구단의 의지가 드러난다. 호텔 주방장 출신의 요리사와 5성급 호텔에 버금가는 숙박시설과 서비스 등은 세련된 멋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그대로 투영하는 듯 했다.

선수단 구성을 위해서도 투자는 계속됐다. 그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선수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기량의 아가메즈를 선택했다. FA를 통해 라이벌 삼성화재의 여오현을 영입했다. 팀의 약점이던 수비를 보완하기 위한 선택도 좋았지만 상대팀 삼성화재에도 영향을 주는 일석이조의 결정이었다. 여오현 영입효과는 KOVO컵에서 드러났다. 높이의 팀 현대캐피탈은 수비와 끈기의 팀으로 색깔을 바꿨다. “세터와 리베로가 좋은 팀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배구계의 속설 그대로였다.


● 위기 속에서 세대교체를 하다

6월1일 주포 문성민이 월드리그 일본전에 뛰다가 부상을 당했다. 엄청난 위기였다. 시즌 출전이 어려운 부상이었다. FA선수 최태웅 권영민 윤봉우 임동규와 재계약에 성공해 전력손실은 막았으나 7월20일 개막한 KOVO컵에 출전할 공격수가 모자랐다.

새 훈련장 개관기념 경기에서 성균관대학에도 졌다. 위기는 기회로 이어졌다. 그날 이후 현대캐피탈은 밤 12시까지 훈련을 거듭했다. 문성민을 대체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문성민의 그늘에 가려 있는지도 몰랐던 송준호가 찬스를 잡았다. 깜짝 등장이었다.

송준호의 활약으로 KOVO컵에서 우승했다. 그의 등장으로 팀은 두 가지 효과를 봤다. 선수들은 ‘문성민이 없어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 ‘송준호가 됐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젊은 선수들의 자각도 뒤따랐다. 지금 현대캐피탈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쑥쑥 자라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넘친다. 시즌 가동 인원은 12명 정도다.


● 강철체력에 새로운 DNA를 주입하다

김호철 감독의 시즌 준비는 체력강화로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 영입한 체력전문 트레이너(안드레아 도토)의 프로그램으로 몸을 강화했다.

새 훈련장에서 인터벌 훈련은 힘들었다. 15∼20개 정도의 서키트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훈련장의 내부트랙(150m)을 전력으로 세 바퀴 도는 것을 두 시간 정도 반복하는 프로그램은 힘들었다. 이 훈련에 몇몇 선수들은 토했고, 어린 선수들은 울면서 따라했다. 그런 지옥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 올렸다.

훈련은 철저히 실전 위주였다. 김 감독은 공격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앙에서의 빠른 공격을 좌우 날개공격과 잘 조화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과 땀을 투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오현의 가세로 삼성화재의 성공 노하우가 전파되고 있다는 점이다. 늦은 밤 먼저 코트에 나와 개인훈련을 하는 여오현을 보고 다른 선수들도 뒤따른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를 품에 넣기 위한 노력도 여오현이 앞장섰다. 새로운 팀 문화의 정착이다.

문성민의 컴백이 예상되는 2라운드 이전까지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현대캐피탈에는 중요하다. 예전처럼 20점 이후 스스로 무너져 경기를 내주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오현의 디그와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최태웅 권영민 등 2명의 국가대표급 세터는 더욱 다양한 토스를 할 가능성이 크다. 아가메즈는 높이와 파괴력이 정상급이다. 자부심도 강하다. 최근 훈련에서 한국배구의 높은 수준을 실감했다. 강 스파이크를 여오현이 다 막아내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공격에서는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이 없다. 세트당 득점은 비슷할 것으로 본다. 수비에서는 세트당 2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김 감독은 계산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총 119세트를 얻고 2729득점을 했다. 총 득점은 6개 팀 가운데 1위였다. 총 실점은 2674점(52실세트)으로 삼성화재(2395점, 35실세트) 대한항공(2631점, 54실세트)에 이어 3위였다.

“우리의 적은 삼성화재도 대한항공도 아니다. 우리 스스로에 있다”고 안남수 단장은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지금에 만족하지 말자”는 얘기였지만 기자는 다른 뜻으로 해석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스스로 어떻게 이기느냐가 관건이라고.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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