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천덕꾸러기에서 ‘혁신 아이콘’ 되다

입력 2014-03-3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히어로즈-보스턴 레드삭스 업무제휴 모습.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ML 보스턴과의 업무제휴 등 선진 구단 발걸음

한때는 ‘천덕꾸러기’였다. 지금은 ‘혁신’의 다른 이름이다. 한국 프로야구에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를 도입한 넥센 히어로즈는 최근 몇 년간 구단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면서 야구계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창단 첫 4강을 이룬 지난해가 그 시발점이었다면, 우승을 꿈꾸는 올해는 더 진화한 선진 구단을 꿈꾸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업무 제휴다. 1901년 창단한 보스턴이 파트너십을 맺은 아시아 프로구단은 넥센이 최초. 단순한 ‘자매결연’이 아니다. 폭넓은 교류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동반 발전을 꾀하는 ‘전략적 파트너’다. 넥센은 지난달부터 보스턴 구단에 직원을 파견해 선진화된 시스템을 전수받고 있다. 보스턴의 팜 구축과 운영 시스템을 한국 실정에 접목해 발전시키는 게 가장 큰 목표. 여기에 세이버 매트릭스(야구를 통계학·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 선수 분석 및 평가, 트레이닝 등 현재 보스턴이 각 분야에 실행하고 있는 기법들을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다.

또 하나는 2군의 프랜차이즈화다. 올해 넥센은 2010년부터 사용해온 강진 베이스볼파크를 떠나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에 위치한 화성 히어로즈 베이스볼 파크로 둥지를 옮겼다. 동시에 올 시즌부터 2군에 ‘화성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팀 이름에 특정 지역명을 사용한 사례는 1·2군을 통틀어 한 번도 없었다. 1군과 2군의 이름을 분리하는 일 역시 처음이다.

이에 대한 이장석 대표이사의 뜻은 명확하다. 한국의 퓨처스리그가 미국의 마이너리그처럼 지역민들에게 자부심과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리그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발표 당시 “2군이 단순히 1군을 위한 훈련의 장을 넘어 독립적인 ‘리그’의 구실을 하는 데 초석을 놓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더 큰 변화도 남아 있다. 넥센은 올해 12월 완공 예정인 고척돔에 입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프로 구단으로 꼽히고 있다. 아직 확실한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서울시와 고척돔 사용에 대해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이 고척돔을 사용하게 된다면, 한국에서 돔구장을 홈으로 쓰는 역대 최초의 프로야구단이 된다. 메이저리그와의 협업과 차별화된 2군 운영, 그리고 선진화된 1군 구장까지. 넥센으로선 3박자가 갖춰질 기회다.

배영은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