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 “피에, 적 되니 무섭네”

입력 2014-04-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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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제국-한화 피에(오른쪽). 스포츠동아DB

과거 한솥밥…첫 맞대결서 3안타 완패

“팀메이트로는 좋았는데, 상대팀이 되니 안 좋네요.”

LG 투수 류제국(31)이 20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화 용병타자 펠릭스 피에(29)와의 인연을 얘기하던 중이었다. 류제국과 피에는 2000년대 초중반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다. 류제국이 2007년 탬파베이로 이적하면서 연락이 끊겼지만, 가끔씩 룸메이트로 지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이 둘이 19일 대전경기에서 마운드와 타석에 마주 섰다. 류제국은 이날 LG 선발투수였고, 피에는 올해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경기 전 반갑게 포옹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친분은 거기까지. 피에는 류제국에게 무려 3안타를 때려냈다. 그 가운데 2루타가 두 개였다. 류제국은 “직구, 체인지업, 커브를 다 쳐서 안타로 만드는데 더 이상 뭘 던지겠느냐.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이젠 말도 안해야겠다. 다음 경기엔 꼭 이겨야겠다”며 웃었다.

그래도 남다른 정은 숨기지 못했다. 외야에서 마운드의 투수를 진정시키겠다며 달려오는 돌발 행동으로 화제가 됐던 피에를 감쌌다. 류제국은 “피에는 야구를 즐기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원래 미국에서도 특이한 행동을 많이 했다. 그라운드에서 퍼포먼스도 많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선수”라며 “개인적인 욕심보다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 때문에 하는 행동들이다. 당시에도 팀 분위기를 해치기보다는 오히려 조직력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야구를 잘 하면 더 많은 재미를 보여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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