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롯데전 서스펜디드게임 ‘이게 무슨 동네야구도 아니고…’

입력 2014-08-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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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이 어두워졌다. NC-롯데전이 진행 중이던 5일 사직구장. 양 팀이 1-1로 맞선 5회초 2사 1루 김종호 타석에서 3루쪽 관중석 뒤편 조명탑 불이 갑자기 꺼졌다. 한 시간 여 경기가 중단된 끝에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롯데 선수들이 불 꺼진 조명탑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사직 조명탑 고장으로 NC-롯데전 서스펜디드게임

5회초 NC 2사 1루 공격 도중 3루쪽 조명탑 꺼져
양팀도, 팬들도, 누구도 원치않는 경기중단 사태
700만 관중 시대·33년 프로야구 부끄러운 현실

오늘 오후 4시 1-1 동일 상황서 경기 재개
예정된 경기도 진행…사실상의 더블헤더

사직구장의 불이 꺼지면서 또 다시 야구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일 NC-롯데전이 사직구장 조명탑 정전으로 일시정지경기(서스펜디드게임)가 선언됐다.

이날 NC 공격이었던 5회 2사 1루서 김종호의 타석 때 3루 측 조명탑이 갑자기 꺼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오후 7시 55분에 중단됐던 경기는 49분이 지난 시점까지 재개되지 못했다. 결국 김병주 심판은 NC 김경문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을 불러 경기 상황과 서스펜디드게임 규정에 대해 설명한 뒤 8시 44분 경기를 일시중단했다. 서스펜디드게임은 프로야구 통산 역대 7번째이자 2011년 4월 16일 대구 두산-삼성전 이후 3년 만이다. 조명 문제로 중단된 것은 1999년 10월 6일 전주 쌍방울-LG전 더블헤더 2차전을 시작으로 모두 3번이나 된다. 이날 중단된 경기는 다음날인 6일 오후 4시에 1-1로 맞선 5회 2사 1루서 재개된다. 서스펜디드게임은 12회 연장까지 치러지며, 만약 당초 예정된 경기의 시작시간인 오후 6시30분을 지나면 1경기 후 20분 휴식을 취하고 2번째 경기를 진행한다.

롯데 관계자는 조명탑이 꺼진 원인에 대해 “처음에는 고압 차단기의 고장인 줄 알고 부품을 교체했는데 그 문제가 아니었다”며 “조명탑의 경우는 열기가 식은 뒤에 재작동을 할 수 있는데 그 시간만 해도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구장 관리인들이 조사를 했지만 고장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경기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해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 팀 선수들은 조명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자 허무한 듯 덕아웃에 앉아 꺼진 조명탑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롯데와 NC는 1-1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롯데가 1회 1사 1·3루서 최준석이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냈고, NC는 3회 1사 2·3루서 김종호의 내야땅볼 때 롯데 1루수 박종윤의 야수선택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4.2이닝 3안타 4삼진 1실점(비자책점), NC 선발 테드 웨버는 4이닝 4안타 4삼진 1실점 중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된 뒤 “경기가 일시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내일 경기에 대해 얘기할 게 없다”며 말을 아꼈고, 김경문 감독도 “내일 경기 준비 잘하겠다”는 짧은 코멘트만 남긴 채 구장을 떠났다. 김경문 감독의 경우 두산 사령탑이었던 2011년 4월 16일 대구 두산-삼성전 이후 두 번째로 구장 조명 문제로 인해 서스펜디드게임을 하게 됐다. NC 관계자는 “감독님도 스스로 2번째 서스펜디드게임인 걸 알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한편 NC는 6일 오후 1시30분부터 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롯데는 오후 3시부터 몸만 가볍게 풀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직|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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