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와 함께하는 인천 아시안게임] 버리고 비우고…금빛 조준, 원하는 것만 봐라

입력 2014-08-1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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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은 고도의 주의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선수들 스스로 경기력 극대화에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불필요한 정보들은 소거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2012런던올림픽 2관왕 진종오가 격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KISS와 함께하는 아시안게임

1. 배드민턴(성봉주 박사)

2. 사격(박상혁 박사)
3. 유도(김태완 박사)
4. 핸드볼(윤성원 박사)
5. 양궁(김영숙 박사)
6. 레슬링(최규정 박사)
7. 복싱(김광준 박사)
8. 체조(송주호 박사)
9. 펜싱(정진욱 박사)
10. 탁구(문영진 박사)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은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 과학화를 통해 경기력 향상에 기여해왔다. KISS의 현장 지원은 세계적 수준이다. 실례로 박태환(25·인천시청)과 양학선(22·한체대)이 한국 수영과 체조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KISS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KISS는 안방에서 열리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금메달 지원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았다. KISS와 스포츠동아는 8월 12일부터 주 2회씩, 총 10회에 걸쳐 종목별 전망과 스포츠과학 지원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사격 등 정적 스포츠에선 주의집중력 중요
본인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하는 훈련 요구
실수에 대한 과잉 해석 · 지나친 기대 금물
자신의 신체감각을 있는 그대로 유지해야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안겨준 종목인 사격. 사격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6개로 시작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3개로 주춤했으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13개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대한민국에 안겨준 효자종목이다.

양궁과 더불어 정적 운동의 대표종목인 사격은 고도의 주의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또 속도가 느리고, 스스로를 조절해야 하는 스포츠라 약간의 자극에도 경기력이 좌우되는 매우 민감성 높은 종목이다. 따라서 사격선수들에게는 경기 때나 훈련 때 주변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주의집중력 훈련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주의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흡수하거나 버릴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집중은 선택적으로 흡수한 정보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주의집중은 스포츠 상황에서 심리(의사결정·기억·정서 등)와 연관된 여러 가지 인지과정 중 가장 견고한 것으로, 이는 경기에 대한 긍정적 지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러한 특성은 사격과 같은 정적 스포츠에서 절대적 심리요인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주의집중력은 사격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다가오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기 위한 주의집중 전략은 무엇일까.


●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무드셀라 증후군 (Methuselah syndrome)으로 설명되는 인간의 선택적 기억체계는 외부환경으로부터 보고 듣는 자극과 내부로부터 느껴지는 자극 중 본인에게 긍정적 느낌을 주는 것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게 한다. 이러한 기계적 움직임을 주의집중이라 한다.

주의집중의 현상은 주변에서 시끄러운 소음이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어떤 일에 열중하는 행동을 설명해준다. 아름다운 이성에게 끌린다든가 좋아하는 색에 집중하는 경향을 수동적인 1차적 무의식적(無意識的) 주의라 하고, 자동차 디자이너가 주변의 차들에게 끌리는 증상이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암산이나 독서에 빠질 때와 같은 능동적 주의를 2차적 유의적(有意的) 주의라 한다.

스포츠에서 주의는 실제 경쟁적인 스포츠 현장이나 스포츠심리학 분야에서 매우 오랫동안 논의돼왔다. 일반적으로 경쟁적인 스포츠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험하는 걱정, 불안, 공포 같은 심리적 요인들은 운동 수행 시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극을 적절히 수용하거나 배제하는 데 어려움을 불러온다. 예를 들어 ‘내가 왜 9점을 쐈을까’라고 하는 실수에 대한 지속적 생각과 같은 자극들은 사격선수의 주의를 분산시켜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기능주의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성공적인 주의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여러 개의 자극 중 자신에게 필요한 하나의 자극을 명확하고 생생한 형태로 마음속에 소유해야 하며, 다른 불필요한 자극들을 소거해야 한다고 했다. 즉,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관중의 응원소리는 수용하고, 자신에게 손실이 되는 관중의 야유는 무시하는 ‘생각의 분리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성공적으로 주의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경기 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과잉해석을 경계해야 하며, 미래수행 결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예측을 피해야 한다. 또 관중의 응원이나 상대선수의 수행 결과와 같은 환경단서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자신의 신체감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인천에서 광저우를 뛰어넘는 최고의 성적을 내려면 선수들 스스로 경기력 극대화에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불필요한 정보들을 소거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금빛총성이 대한민국에 울려퍼지길 기대한다.

박상혁 박사·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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