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임보영 “유도의 장미란 될래요”

입력 2014-09-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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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민호·김재범 올림픽제패기념 2014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 겸 제42회 추계 전국 남녀 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 여자중등부 +70kg급에서 우승한 경기도 안산 관산중 임보영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김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女 중등부 +70kg급 최강자 임보영

올 시즌 전국대회 전관왕·무패 천하무적
관산중 도복 입고 마지막 대회서도 우승
부끄러움 많고 외모 신경 쓰는 천생 소녀
“업어치기 기술 위해 앞으로 키 더 컸으면”

경기도 안산의 관산중 3학년인 임보영은 여중부 최중량급인 +70kg급의 천하무적이다. 올 시즌 전국대회 전관왕이자 지난해 5월 소년체전 패배 이후 단 1패도 없다.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민호·김재범 올림픽제패기념 2014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 겸 제42회 추계 전국 남녀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에서도 임보영은 전 경기 한판승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직후 만난 임보영은 “관산중 도복을 입고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라서 꼭 이기고 싶었는데 해내서 나 자신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 ‘역도 퀸’ 장미란을 닮고 싶은 임보영

임보영은 어렸을 때부터 덩치가 컸다. 살을 빼보려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유도 도장을 다녔는데 소질이 남달랐다. 잠재력을 알아본 유도 관장은 관산중 이정현 감독에게 임보영을 소개했다. 할머니와 경기도 수원에서 살았던 임보영이 안산 관산중에 입학한 사연이다. 안산으로 오며 임보영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 다짐을 했다. “유도선수로서 꼭 성공을 하겠다”고.

매트에서는 중학 레벨 무적이지만 임보영의 성격은 무척 여리고 섬세하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사람들 없는 데서 하자”고 조용히 말했다. 사진 찍을 때 “얼굴 좀 작게 나오게 포토샵을 해줄 수 있느냐?”고 천진하게 물을 때에는 어쩔 수 없는 여중생이다. 최강의 역사이지만 시를 좋아하고, 마음이 고운 자태는 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을 자연스레 연상시켰다. 그런데 우연치곤 절묘하게도 임보영의 우상은 장미란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장미란처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어서 나중에 사람들을 돕는 재단을 만드는 것이 임보영의 꿈이다. 지금 받고 있는 세상의 도움을 언젠간 반드시 갚겠다는 기특한 심성이 묻어난다.


● 늘 긴장하는 여자 중학유도의 지존

임보영은 이미 중2 때부터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우승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보영이 수준이라면 자신 있게 해도 되는데 늘 심각할 정도로 긴장한다”고 말했다. 정작 임보영은 “긴장을 안 하면 꼭 수비에서 실수를 한다”고 답했다. 이날 4강에서도 심판이 경기를 중단한 것이라 착각하다 절반을 뺏기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고 누르기 한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상대가 누구라도 얕보지 않는 성격은 오히려 장점일 수 있다. 게다가 타고난 유연성에 유도 외에는 취미가 없을 정도로 성실하다. 이 감독은 “업어치기 기술을 연마해야 하고, 앞으로 키가 더 커야 된다”고 말했다. 현재 173cm인 키는 계속 자라고 있다.

임보영은 유도를 하는 이유로 “이길 때의 그 느낌이 너무 좋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임보영을 노리는 고교가 줄을 섰다. 한국여자유도는 전통적으로 최중량급에서 약세였다. 그렇기에 임보영은 누구를 닮기보다 길을 개척하는 유도선수를 꿈꾼다.


■ 대회 4일째 경기 결과


● -60kg급 남자 중등부 개인전=① 이진규(신철원중), ② 윤경환(순천신흥중), ③ 김지훈(보성중), ③ 이대성(안락중)

● -66kg급 남자 중등부 개인전=① 이의준(청라중), ② 이윤상(광주체중), ③ 길성복(보성중), ③ 정인성(안민중)

● -73kg급 남자 중등부 개인전=① 한주엽(신철원중), ② 김영훈(금곡중), ③ 김신종(관산중), ③ 손근융(금호중)

● -81kg급 남자 중등부 개인전=① 김준규(계성중), ② 문준철(보성중), ③ 최윤관(송도중), ③ 강태현(순천신흥중)

● -90kg급 남자 중등부 개인전=① 김경환(송도중), ② 함정재(동지중), ③ 김준년(성남중), ③ 김영승(보성중)

● +90kg급 남자 중등부 개인전=① 김민종(보성중), ② 김두용(계성중), ③ 배세진(비봉중), ③ 성준협(동명중)

● -42kg급 여자 중등부 개인전=① 황수련(영선중), ② 김고은(경민여중), ③ 민유빈(대천리중), ③ 박소영(옥천여중)

● -45kg급 여자 중등부 개인전=① 김진희(철원여중), ② 정경은(광주체중), ③ 박예진(창곡여중), ③ 김지연(대전체중)

● -48kg급 여자 중등부 개인전=① 조혜연(입석중), ② 김서현(선린중), ③ 허송림(선린중), ③ 이혜인(철원여중)

● -52kg급 여자 중등부 개인전=① 이현정(경북체중), ② 장가은(북원여중), ③ 서민영(연성중), ③ 박소연(철원여중)

● -70kg급 여자 중등부 개인전=① 김아현(무선중), ② 권경민(창녕성산중), ③ 선채림(무선중), ③ 김세령(동지여중)
● +70kg급 여자 중등부 개인전=
① 임보영(관산중), ② 김소리(북원여중), ③ 김수연(옥천여중), ③ 김유진(영선중)

김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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