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우슈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이 나왔다.
‘우슈 파이터’ 김명진(26·대전체육회·사진)은 24일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우슈 산타 남자75kg급 결승에서 라드바르 하미르 레사(이란)를 맞아 3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이겨 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한국우슈의 산타 종목 첫 금메달이다. 김명진의 금메달 획득 전까지 산타에선 2002년 부산대회 김귀종, 2010년 광저우대회 김준열, 그리고 이날 김명진에 앞서 경기를 마친 남자 70kg급 유상훈(24·영주시청)의 은메달이 최고 성과였다.
김명진은 경기 초반 레사의 힘에 밀리면서 1라운드를 내줬으나, 이후 본래 계획했던 대로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2라운드를 따냈다. 승부가 3라운드 체력전으로 치달으면서 분위기는 김명진에게로 기울었다. 3라운드 2분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승리를 확신한 김명진은 매트 바깥쪽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이번 금메달은 김명진에게도 값진 성과다. 그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대표팀 훈련에 적응하지 못한 채 스스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그로부터 4년간의 방황 끝에 얻은 금메달이었기에, 기쁨과 환희는 두 배였다. 경기 직후에도 그의 눈에선 좀처럼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김명진은 “무척 기쁘다. 훈련하는 동안 매일 아시안게임 시상대 위에 서는 상상을 해왔다. 어제(23일) 밤에는 긴장이 돼서 한숨도 못잘 정도였다. 늘 상상만 해오던 꿈을 이뤄내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기쁘다”며 울먹였다. 이어 “(김귀종) 코치님 나이가 이제 마흔이신데, 나를 위해서 매일 같이 미트를 잡고 훈련을 함께 해주셨다. 코치님의 은메달 한까지 함께 풀 수 있어서 더 기쁘다. 코치님이 계셨기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70kg급 결승에 나선 유상훈은 장쿤(중국)에게 0-2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강화|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