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도, 아직 웃기엔 이르다

입력 2014-09-25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재범. 스포츠동아DB

■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결산

인천 AG 올인…금5 은2 동8 역대 최다 메달
2진급 일본 금6…몽골 등 신흥강호도 급부상

“한국유도가 인천에서 희망을 찾았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한국유도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금2(김재범 송대남) 동1(조준호)개로 1996애틀랜타올림픽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둔 후 두 차례의 세계선수권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못 따는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다. 대표팀은 9월 초 모스크바세계선수권을 사실상 ‘포기’하며 인천아시안게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남자대표팀의 조인철 감독은 기술유도 위주의 훈련에서 탈피해 체력을 강화하는 변화를 모색했고, 여자대표팀은 김미정, 이원희, 황희태 등 드림팀 코치진을 꾸렸다. 그 결과 여자 대표팀은 -63kg급의 정다운, -70kg급의 김성연, -78kg급의 정경미가 금메달을 따내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정다운과 김성연은 2016리우올림픽을 향한 경쟁력을 보여줬고, 정경미는 여자유도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남자부는 긴 공백을 끊고 돌아온 에이스 김재범이 -81kg급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유종의 미까지 얻었다. 금5 은2 동8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금6 은3 동5) 이후 최고 성적이다.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14메달)을 능가하는 최다 메달 획득이었다.

그러나 뜻있는 현장 유도인들은 겉으로 드러난 성과에 웃지만은 않았다. 라이벌 일본이 세계선수권에 집중하느라 이 대회에 2진급 위주로 파견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한국보다 금메달 숫자(금6 은4 동5)에서 앞섰고, 여자단체전에서 한국을 4승1패로 압도한 것은 허투루 넘길 수 없다. 게다가 몽골과 카자흐스탄 등 신흥강호들이 힘의 유도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어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홈에서 열린 덕에 알게 모르게 판정에서 이득을 얻은 점도 부정하기 힘들다. 홈 어드밴티지가 없는 원정경기에서도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줄 선수가 눈에 안 뛴 현실도 걸린다. 에이스인 김재범의 나이도 어느덧 29세다.

유도인들은 “선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할 때가 아니다. 좋은 선수를 낳을 수 있는 저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기종목이 저물어가는 시대에 유도는 아직 효자종목이었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에 도취돼 있으면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