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전20기 롯데 박세웅 “야구 어렵네요”

입력 2015-07-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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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경기에서 7패만 떠안았던 롯데 투수 박세웅이 20번의 도전 끝에 감격스러운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박세웅(오른쪽)이 25일 광주 KIA전 5회를 막아낸 뒤 내야수 정훈을 뒤돌아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5일 KIA전 6이닝 5K 1실점…데뷔 첫 승
루키시즌 첫 시련 극복 “주변 격려 덕이죠”


첫 승이 확정된 직후 덕아웃에서 만난 스무 살 투수의 얼굴은 발갛게 물들었지만, 어쩐지 웃는 표정은 어색했다. 가장 주목 받는 루키로 시즌을 맞았으나 19경기에서 7패만 쌓았던 롯데 박세웅(20)은 25일 광주 KIA전 6이닝 6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얻었다. 그의 첫 소감은 “기쁘긴 한데 내가 생각한 첫 승은 이게 아니었다”였다. 너무나 긴 시간을 기다려온 순간이 막상 현실이 되자 실감이 안 나는 듯했다.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긴 시련은 스무 살 루키에게 겸손을 가르쳐준 시간이었다.


● 야구가 어렵더라!

26일 KIA전에 앞서 만난 박세웅은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 몰랐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선 야구가 좀 쉬웠던 것 같은데, 올해 1군에서 진짜 다시 적응해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하며 처음인 시련이었다. 힘들었는데 주변의 격려 덕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제까지 통하던 방식이 1군에서 안 되기 시작했다. 5월 2일 kt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되며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넘쳤는데, 과유불급이었다.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에 대한 실망이 커졌고, 악순환을 낳았다. 박세웅은 “나는 몰랐지만 몸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롯데에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보름 가까이 관리를 받자 다시 스피드가 140km대 후반으로 올라왔다. 마인드도 ‘점수를 안 주자’에서 ‘줄 점수는 주되 편안하게 하자’로 바꿨다”고 고백했다. 주변의 기대에 대해서도 “나는 매년 나오는 고졸투수 중 한 명일뿐이다. 나머지는 내 노력에 달렸다”고 답했다. 좌절을 겪으며 스스로 마음의 밸런스를 잡는 법을 깨우친 것이다.


● kt에서 쏟아진 축하전화

하룻밤 새 많은 전화를 받았다. 가장 고마운 부모님부터 kt의 지명을 받은 동생 박세진(경북고 3학년)까지. kt 정명원, 전병호 투수코치와 장재중 배터리코치도 자기 팀 일처럼 기뻐했다. 구단 직원부터 장성우, 신명철까지 kt 선수단의 전화는 26일까지 끊이지 않았다. “첫 승이 어렵지 이제부터 쉽게 풀릴 것”이라는 덕담을 들었다.

박세웅은 홈에서 2차례나 주자를 잡아낸 롯데 야수진과 포수 강민호, 불펜진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투수의 1승이 혼자 힘으로 얻어지지 않음을 알았다. 신인왕의 꿈도 내려놓은지 오래다. 그는 “1구 1구 열심히 던지고 싶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그의 유일한 목표다.광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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