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제주 특급 용병, ‘된장남<된장찌개를 사랑하는 남자>’ 로페즈

입력 2015-09-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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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페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첫 해외 진출 제주 생활 “10점 만점에 10점”
“숙소 된장찌개 정말 맛있다” 한국 완벽 적응
올 시즌 10골·9도움…제주 공격축구의 핵심


국내무대에 첫 발을 들여놓는 외국인선수들의 최대 관건은 ‘적응’이다. 해외리그에서의 명성과 기록도 중요하지만, 한국축구 스타일과 합숙문화에 적응하지 않고선 성공하기 어렵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특급 공격수 리카르도 로페즈 페레이라(25·브라질)는 빠르게 적응을 마쳤다. 그는 한 시즌 만에 제주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 그토록 원했던 해외무대, 첫 터전이 제주

제주는 지난해 심각한 골 가뭄을 겪었다. 38경기에서 39골에 그쳤다. ‘지키는 축구’로 37실점만을 기록하며 상위 스플릿(5위)에는 들었지만, 팬들이 원하는 화끈함을 선사하진 못했다.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선수가 필요했던 제주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선수가 바로 로페즈다.

로페즈는 제주 입단 전까지 브라질리그에서만 뛰었을 뿐 해외 경험이 없었다. 해외 진출을 꿈꾸던 그에게 제주가 러브콜을 보냈다. 로페즈는 “제주보다 J리그의 한 구단이 먼저 오퍼를 냈다. 에이전트에게 ‘나를 더 적극적으로 원하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제주가 나를 더 원했다. 팀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는 공격축구 스타일로 완전히 바뀌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1경기에서 46골을 뽑았다. 로페즈는 10골·9도움을 올리며 팀 공격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로페즈는 “지난해 K리그 시즌 말미에 팀과 계약한 뒤 홈구장에서 경기를 봤다. 몇 차례 찬스가 있었는데 골로 연결이 되지 않더라. 제주가 나에게 어떤 점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9일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경기에선 해트트릭도 작성했다. 로페즈는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동료들이 경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나 역시 동료들을 따랐을 뿐이다. 해트트릭은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내 골이 팀 승리와 연결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제주 ‘10점 만점에 10점!’

로페즈의 빠른 적응력은 평소 생활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처음 경험하는 해외생활이지만, 구단의 관심과 코칭스태프의 배려, 팀 동료들의 믿음 속에 한국문화에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다. 특히 국내 최고 관광지인 제주도에서의 생활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로페즈는 “평소 알고 지내던 호벨치, 아지송(이상 전 제주)에게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구단이고, 심적으로도 편한 곳이라고 들었다. 실제로 그렇다. 가족도 무척 좋아한다”고 밝혔다.

서귀포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부인, 세 살배기 딸과 생활하고 있는 그는 제주에서의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로페즈는 “우리 숙소 된장찌개가 정말 맛있다.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좋아한다. 가족과는 흑돼지 삼겹살을 즐겨 먹기도 하고, 쉬는 날에는 해변에 나가기도 한다.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는 아내와 상의해서 한라산을 한 번 가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이 좋은 기회를 준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다. 제주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다. 구단과 연고지가 어떠냐고 묻는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답하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서귀포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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