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스틸러’ 조한철 “좋은 악역은 상대 배우로부터 나온다”

입력 2015-11-02 1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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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스틸러’ 조한철 “좋은 악역은 상대 배우로부터 나온다”

배우에게 있어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만큼 영광스러운 것도 없다. 다양한 작품에서 각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 배우의 일이지만 여기에서 성공을 거두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주연 캐릭터를 빛내줘야 하는 조연의 경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여줄 기회가 훨씬 적기 때문에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힘들다. 그러나 MBC '여왕의 꽃',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활약 중인 조한철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게 다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셔서 그렇죠. 사실 일할 때보다 쉬는 것이 훨씬 힘들어요. 지금은 '여왕의 꽃' 이후에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조한철은 올해에만 드라마 4편, 영화 2편에서 활약했다. 특히 '프로듀사'와 '여왕의 꽃'은 시청률과 작품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고 조한철 역시 신 스틸러로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작품 보는 눈이 있는 것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예전에 독립영화와 연극을 할 때 알아뒀던 지인의 도움을 받기도 했었죠. 아는 분들의 덕을 좀 보는 편이죠."

하지만 정작 작품이 끝나고 난 후 조한철의 배역을 떠올려보면 그는 선악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듀사' 속 김실장과 '여왕의 꽃' 김도신을 연기한 인물이 조한철인 것을 봐도 그의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악역을 맡아 드라마 속에서 배우와 대립을 하면 실제로도 미안해요. 연기를 하는 배우도 자기 감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욕을 하다가 무의식 중에 눈을 감을 때도 있어요. 좋은 악역은 이 연기를 받아주는 상대 배우가 얼마나 받아쳐주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이야 어느 드라마에서나 믿고 쓰는 배우가 됐지만 조한철에게도 이른바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가족들 때문에 짠한 마음이 든다"고 말할 정도로 조한철의 무명 시절은 꽤나 길었다.

"지금도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는 분들은 대부분 투잡을 뛸 걸요? 돈은 돈대로 벌어야 하고 연극은 연극대로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대학로에서는 '버티면 된다'는 말이 있어요. 너무 힘드니까 다들 그만두고 그러다 보면 기회가 오는거죠. 쉽진 않았지만 힘들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크게 다가오진 않았어요."

이런 혹독한 담금질은 거쳐 선악을 오가는 신스틸러 조한철이 만들어졌다. "이쯤이면 된 것 같은데 주인공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는 "감이 오질 않는다"고 답했다.

"욕심은 나지만 아직 실감이 잘 안나요. 제가 주인공을 한다는 건 그 작품의 성패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니까요. 아직까지 제가 주인공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지금보다 연기는 더 잘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불리해지거나 위축되는 일 없이 꾸준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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