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이대호는 손아섭과 다르다?

입력 2015-1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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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오른쪽)와 김현수는 다소 늦은 시점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지만, 포스팅에 실패한 손아섭의 전철은 밟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분이 FA인데다, 이미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인 정황이 포착돼서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ML 도전 ‘지각 선언’ 핸디캡 없나

손아섭, 포스팅 결정 늦어 홍보 부족 ‘실패’
김현수, FA 자격 획득…올해 꾸준한 관심
이대호 역시 일본 톱클래스로 인지도 높아

손아섭(27·롯데)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실패는 10월 중순에 이뤄진 지각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그렇다면 이보다 훨씬 늦게 빅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FA(프리에이전트) 김현수(27)와 이대호(33)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손아섭은 그동안 KBO에 쌓은 기록과 올 시즌 보여준 기량 등이 종합된 경쟁력 자체도 메이저리그를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강렬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 1개 구단도 포스팅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늦은 포스팅 결정이 크게 작용했다. 손아섭이 올 시즌 종료 후 해외진출 자격을 획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메이저리그 구단 자체도 적었다. 큰 액수의 이적료가 발생하는 포스팅 참여를 결정할 수 있는 고위층에게 손아섭에 대한 정보가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이대호는 손아섭보다 2주 이상이 늦은 11월 3일에야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본인 스스로 11월 1일까지 5억 엔 이상의 연봉이 보장된 일본 소프트뱅크 잔류와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놓고 고민했다. 김현수는 이보다 더 늦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곧장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합류해 의사를 표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19일 일본과 준결승에서 승리한 이튿날인 20일 김현수는 도쿄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한국 기자들에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 다만 22일 프리미어 12 결승전 이후에 보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 손아섭보다 40일 이상 늦다.

그러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손아섭과는 달리 이대호와 김현수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뉴욕 메츠 프런트, 신시내티와 클리블랜드 스카우트 출신인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포스팅 자격을 획득한 손아섭과 FA 김현수는 신분 자체가 다르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KBO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인 김현수가 올 시즌 후 FA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꾸준히 보고서가 올라갔다”며 “이대호는 일본리그에서 뛰었다. 국내와 달리 일본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직접 파견해 상주하는 스카우트 책임자의 숫자가 매우 많다. 일본에서도 톱클래스였기 때문에 많은 구단이 데이터 등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손아섭의 경우 미국 구단들이 데이터 수집이나 구매 등의 적극적인 활동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주요 영입 후보 중 한 명으로 관리해왔다. 한 에이전트는 “이대호는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인지도가 매우 높다. 일본 A급은 미국에서 즉시 전력으로 본다. 아메리칸리그 구단 중 한 곳이 매우 적극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김현수에 대한 관심도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뜨겁다”고 말했다. 관건은 결국 몸값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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