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불발 김하성 “독기 품고 더 열심히 하겠다”

입력 2015-1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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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꾸준했던 김하성, 3할타자 구자욱 못 넘어
염경엽 감독 “수상 실패로 교훈 얻었을 것”


김하성(20·넥센)은 담담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어느 날, 신인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머리를 가로저었다. “신인상 어렵지 않을까요. 욕심 버렸어요.”

24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김하성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유효표 100장 가운데 34표를 받으며 60표를 받은 구자욱(삼성)에게 밀렸다. 김하성은 강정호(피츠버그) 공백을 메우며 풀타임 첫해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타율 3위’ 구자욱의 영향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수상이 힘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로 다가오면서 아쉬움만 커졌다.

김하성은 올 시즌 탄탄대로를 걸었다. 6월에 짧은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이었다. 팀 내 최다인 140경기에 출전했고, 가장 힘들다는 유격수를 소화하면서 전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수비이닝(1209.1이닝)을 뛰었다. 후반기는 실책을 6개로 줄이면서 더욱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다.

하지만 야구가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3할 타자가 7할의 실패를 통해 거듭나듯이, 야구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김하성은 19호 홈런을 터뜨리며 남은 9경기에서 20홈런을 자신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신인상 최후의 보루로 꼽혔던 20(홈런)-20(도루) 클럽에 실패하면서 신인상은 조금씩 멀어졌다. 넥센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김하성의 눈빛과 자신감을 높이 평가했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뛰었지만 프로 입단해 첫 좌절을 경험했다. 그렇지만 20홈런 실패도, 그리고 신인상 수상 실패도 더 ‘단단한 선수’가 되기 위한 쓴 약이 될 수 있다. 김하성을 잘 아는 한 지인은 “실패를 통해 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성이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하성은 이날 시상식에서 선수들의 수상 장면을 묵묵히 지켜봤다. 각 부문 타이틀 홀더를 보면서 내년 시즌 분발을 다짐했다. 그는 “독기 품고 더 열심히 해서 내년 이 자리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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