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이수민만큼 빛난 대리수상자들

입력 2015-12-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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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동아일보, 채널A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내 5대 프로스포츠(프로야구·프로축구·남녀프로농구·남녀프로배구·남녀프로골프) 종목별로 올 한해를 빛낸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2015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이 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개최됐다. 남자프로골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이수민(CJ오쇼핑)을 대신해 아버지가 대리 수상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서건창, 팀 동료 박병호 위해 의리의 발걸음
이수민 부친 “상금 관리, 엄마가 한다” 폭소

비록 상은 못 받았지만 수상자만큼이나 시상식을 빛냈다. 1일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2015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대리수상한 남자프로골퍼 이수민(22·CJ오쇼핑)의 아버지와 서건창(넥센)의 이야기다.

이수민은 동료들에 의해 남자프로골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그러나 그는 현재 베트남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투어 호트람 오픈에 참가 중이어서 아쉽지만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 대신 아버지 이정열 씨가 무대에 올랐다. 아버지는 트로피를 받아든 뒤 “아들에게 영광스럽고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아들이 베트남에서 아시안투어에 출전하고 있어 시상식에 못 왔는데 많이 속상해했다. 대신 내가 아들의 소감을 받아왔다”며 종이를 펼쳤다. 그리고 비록 서툴지만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아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수민의 아버지는 “KPGA 파이팅!”이라는 마지막 말까지 빼놓지 않고 전하고는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가려고 했다. 이때 진행을 맡은 방송인 남희석이 붙잡았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이수민의 아버지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이수민 프로의 상금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남희석의 기습 질문에 “(이)수민이 엄마가 한다”고 대답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또 골프실력을 묻는 얘기에는 프로골퍼의 아버지답게 “80대 초반은 친다”고 말해 감탄사를 자아냈다.

스포츠동아, 동아일보, 채널A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내 5대 프로스포츠(프로야구·프로축구·남녀프로농구·남녀프로배구·남녀프로골프) 종목별로 올 한해를 빛낸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2015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이 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개최됐다.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박병호를 대리수상해 서건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지난해 프로야구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였던 서건창도 팀 동료인 올해 수상자 박병호를 대신해 시상식장을 빛냈다. 박병호는 현재 포스팅에서 최고액을 써냈던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의 계약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 박병호는 이날 영상을 통해 간단한 수상소감을 전했지만, 수상자가 없는 빈 자리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서건창이 박병호의 빈자리를 메웠다. 같은 팀 동료를 위해 기꺼이 시상식에 발걸음을 하는 의리를 보여줬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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