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코치, LG 마운드에 싸움닭 근성 심는다

입력 2015-1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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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상훈 코치(오른쪽).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투수들 이 코치 지도 받고 환골탈태
친정팀 복귀…젊은 LG 투수들 성장 기대


이상훈 코치(사진)가 LG 마운드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이 코치가 ‘친정팀’ LG로 돌아온다. 그는 올해 두산 퓨처스팀(2군)에서 투수코치로 활동했다. 지금은 해체된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 이어 두산까지 비록 지도자 경력은 짧지만, 투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코치가 올 시즌 두산 투수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강한 정신력이었다. 두산 노경은(31)도 이 코치의 가르침을 받고 환골탈태했다. 그는 올 시즌 힘든 시간을 보냈다. 7월에는 2군에서 1군에 올라온 지 단 하루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시련을 겪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노경은의 부진 이유를 “심리적 부담”으로 꼽았다.

노경은은 2군에서 이 코치와 마주한 뒤 마음의 짐을 훌훌 벗어던졌다. 그를 바꾼 이 코치의 결정적 한마디는 “마운드 위에선 나쁜 남자가 돼라”였다. 노경은은 “이 코치님이 ‘네가 가진 성격 자체를 바꾸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마운드 위에서만은 나쁜 남자가 돼서 상대 타자를 마치 잡아먹을 듯이 싸워야 한다. 네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같은 시속 150km의 공이라도 다르다’고 강조하셨다”며 “그 얘기를 듣고 마음가짐부터 바꿨다. ‘맞아도 된다. 칠 테면 쳐봐라’라는 생각으로 던졌더니 조금씩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선수 시절에도 별명이 ‘야생마’일 정도로 공격적 피칭을 했다. 두산 투수들에게도 “네 공으로 타자를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하며 강한 선수가 되길 바랐다.

LG에도 이 코치의 ‘싸움닭’ 근성이 필요하다. LG에는 좋은 자질을 지닌 투수 유망주들이 많지만,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기술보다 멘탈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 이 코치의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투수 육성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과연 이 코치와 젊은 투수들이 만나 LG 마운드에 희망을 안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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