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더블A 우즈의 성공, 100홈런 스캇의 실패

입력 2015-1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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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성 훌리오 프랑코.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 KBO리그를 거쳐간 화제의 용병들

프랑코·리마·호세 등 화려한 경력 자랑
과거 경력, 반드시 성적과 일치하진 않아


KBO리그에 특급 용병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에서 8승을 거둔 KIA 헥터 노에시부터 지난 시즌 막바지 깜짝 등장해 완투쇼를 펼친 한화 에스밀 로저스까지, 그 어느 때보다 경력이 화려하고 몸값이 비싼 외국인선수들이 내년 시즌 한국의 야구장에 대기한다. 그렇다면 이들 이전에 KBO리그를 거쳐 갔던 ‘역대급 외국인선수’들은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 프랑코와 리마, 역대 최고 경력의 용병들

역대 최고의 경력을 뽐낸 용병은 단연 삼성 훌리오 프랑코였다. 1982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텍사스 소속이던 1989∼1991년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에 선정됐고, 1991년엔 AL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프랑코는 2000년 삼성에 입단해 132경기에서 타율 0.327, 22홈런을 기록하면서 한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남겼다. 특히 이때는 용병제도 도입 초기라 국내 선수들이 프랑코에게 ML식의 체계적 몸 관리법을 전수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프랑코는 2001년 삼성을 떠나 다시 빅리그에 입성했고, 2007년 은퇴할 때까지 ML 통산 2527경기, 타율 0.298, 2586안타를 기록했다. 선수 시절 기량은 물론 자기관리에서 모범을 보인 덕분에 최근 롯데 퓨처스 타격코치로 영입됐다.

전 야구선수 호세 리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투수 가운데서는 KIA에서 뛰었던 호세 리마가 가장 돋보이는 경력을 자랑했다. 1999년 휴스턴에서 21승을 기록했던 투수다. 빅리그 13시즌 통산 89승을 올리고 2008년 한국에 왔다. 또 리마보다 1년 앞서 KIA에서 뛴 펠릭스 로드리게스는 시속 160km의 광속구와 함께 ‘F-로드’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빅리그 최고의 불펜투수였다. 그러나 둘은 2년 연속 KIA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리마는 2008시즌 중반에 퇴출됐고, 로드리게스 역시 2007년 30게임에서 10홀드에 방어율 3.13의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떠났다.

전 야구선수 펠릭스 호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경력은 성적과 반비례 한다?

사실 그동안 성적이 경력에 못 미친 용병들은 리마와 로드리게스 외에도 많았다. 1991년 내셔널리그 올스타 출신인 롯데 펠릭스 호세, 2010년 텍사스에서 월드시리즈까지 뛰고 곧바로 한국에 온 두산 더스틴 니퍼트 정도가 입단 당시의 화제성을 성적으로 충족시켜준 최고의 사례였다.

오히려 ML 경험이 거의 없다가 한국에 와서 ‘코리안 드림’을 이룬 선수들이 더 많았다. 더블A 출신이었던 OB 타이론 우즈, 마이너리그가 주무대였던 세스 그레이싱어, 잠시 빅리그에 이름만 올렸던 현대 클리프 브룸바 등이 대표적이다.


● 메이저리그 100홈런 타자와의 악연

무엇보다 한국 야구는 ML 100홈런 타자들과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SK에서 뛰었던 루크 스캇은 ML에서 4번타자로만 109경기를 뛰었고, 빅리그 통산 889경기에 나가 135홈런을 친 타자였다. 역대 외국인타자 가운데 ML 개인통산 홈런수가 가장 많았다. 심지어 SK에 오기 직전 시즌에도 빅리그 91경기에 출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스캇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모두 놀랐다. 온갖 부상을 핑계로 출장을 기피하면서도 2군행 통보를 받자 감독에게 반항했다. 한국 성적은 33경기에서 타율 0.267, 홈런 6개, 17타점뿐. 중도 퇴출되자 잔여 연봉까지 모두 챙겨서 떠났다.

2004년 삼성으로 온 트로이 오리어리는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회심의 카드였다. 빅리그에서만 1198경기에 나서 통산 127홈런을 쌓았다. 그런데 계약 직후부터 “한국에 적응을 못하겠다”고 투덜대며 무단으로 팀을 이탈하는 문제를 일으키더니, 타율 0.265, 10홈런, 28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기고 시즌 도중 돌아갔다. 이에 앞서 2001년 삼성이 영입한 카를로스 바에르가도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ML에서만 14시즌 1630경기를 소화하면서 통산 타율 0.291, 134홈런의 호성적을 올렸고, 올스타전에 3차례나 출전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지만 한국에선 39경기 출장해 타율 0.275, 4홈런, 17타점을 기록하다 전반기에 퇴출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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