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합류’ 김종우,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입력 2015-1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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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FC 김종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권창훈 대체선수로 올림픽대표팀 합류
승강 PO 상대 부산 선수 3명과 한솥밥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면?

스포츠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풍경이다. 각자 다른 팀에서 실력을 겨룬 라이벌이 다음 날 대표팀에서 다시 만나는 축구가 대표적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내년 1월 열릴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대비해 7일 제주 서귀포에서 1차 전지훈련에 돌입한 올림픽대표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시즌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한 수원FC 미드필더 김종우(22·사진)가 그랬다. 그는 지난 주말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 수원FC는 2일과 5일 벌어진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그토록 고대하던 2016시즌 클래식(1부리그) 승격을 일궜다.

챌린지(2부리그)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수원FC는 4위 서울 이랜드FC와의 준PO를 통과한 뒤 PO에서 2위 대구FC마저 꺾고 승격의 마지막 관문인 승강 PO에 올랐다. 김종우는 ‘겨울축구’ 전 경기에 출격했다. 승강 PO 2차전에서 골망을 흔들고 골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스포트라이트를 놓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부상과 피로누적을 호소한 권창훈(수원삼성)이 서귀포 캠프에 합류할 수 없게 되자 신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서 4골·10도움을 올린 김종우를 대체자로 낙점했다.

그런데 김종우에게 익숙치 않은 상황이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이번 훈련에 승강 PO에서 치열하게 겨룬 부산 선수 3명이 합류했다. 골키퍼 이창근(22), 수비수 콤비 구현준(22)-이청웅(22)이다. 첫 만남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김종우는 “처음 보자마자 서로 쳐다보며 웃기만 했다. 그러다 서로 ‘수고했다’고 인사했다”며 “어쩌면 그래서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김종우는 허투로 시간을 보낼 틈이 없다. 당초 발표된 첫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던 만큼 당연히 각오가 남다르다. “솔직히 1차 명단에 빠져 실망했다”던 그는 “이곳에 모인 모두가 기술이 좋다. 난 수비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준비를 증명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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