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표 영건 중 한 명인 포항 김승대가 중국슈퍼리그에서 기적을 일군 옌볜FC 박태하 감독의 품에 안긴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이번 주내 계약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승 황선홍 감독 지휘봉 내려놓자
1부 승격 옌볜서 새로운 도전 결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김승대(24)가 중국슈퍼리그에 진출한다. 행선지는 박태하(47)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옌볜FC다. 계약기간은 3년.
복수의 축구계 소식통은 7일 “김승대가 옌볜 이적을 확정했다. 포항과 옌볜이 지난주부터 진행된 서류작업을 이미 완료한 것으로 안다”며 “연봉, 보너스에 관한 세부조건 조율과 메디컬 테스트 등 일부 절차가 아직 남아있지만 늦어도 이번 주내로 무리 없이 이적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대는 포항이 자랑하는 ‘화수분’ 유스 시스템이 낳은 최고의 영건이다. K리그에서의 활약은 아주 준수했다. 2013시즌부터 포항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85경기에 나섰고, 21골·18도움을 기록했다. 2경기당 1개씩 공격 포인트를 올린 셈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면제 혜택을 얻은 데 이어, K리그 최고의 영건에게 주어지는 ‘영 플레이어상’도 수상했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꾸준히 출전해 ‘에이스’다운 면모를 발휘했고, 8월에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도 출전해 A매치 데뷔 골(중국전)을 터트리며 태극전사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K리거로서 미래가 보장돼 안주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마침 포항에서 자신을 이끌어준 스승 황선홍(47) 감독이 2015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자 스스로에게 긍정의 자극을 주기로 결심했다. 오랜 고민 끝에 김승대가 떠올린 클럽은 올해 중국 갑(甲·2부)리그 챔피언 등극과 함께 내년 슈퍼리그 승격을 확정한 옌볜이었다. 조심스러웠던 첫 접촉이 이뤄지자 구단 간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포항도 그간 충분히 팀에 공헌한 김승대를 흔쾌히 풀어줬다.
여기에 박 감독과 김승대의 인연도 한 몫 했다. 포항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박 감독은 국가대표팀 코치 부임 이전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포항 코치로 활동하며 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를 거친 김승대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이적의 큰 밑그림이 완성된 만큼, 김승대는 조만간 옌볜으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계약서에 사인할 것으로 보인다. 16년 만에 최고 무대에 복귀하는 옌볜은 2016시즌 슈퍼리그에서 단순히 생존을 넘어 10위권 진입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휴양지 하이난에 1차 전지훈련캠프를 차린 뒤 일본 가고시마와 제주도를 오가며 새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달 말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김승대는 가고시마에서 본격적으로 새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