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박항서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과 부대 간 엇갈린 방향 설정으로 어려움도
상주, 다음주 내로 후임 사령탑 선임 예정
올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우승으로 내년 시즌 클래식(1부리그) 승격에 성공한 상주상무 박항서(56)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박 감독은 11일 “상주 구단과 면담을 10일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더 이상 계약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2년 상주 사령탑에 부임한 박 감독은 첫 시즌 팀이 챌린지로 강등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2014시즌 클래식에 복귀했다. 이어 정규리그 꼴찌로 재강등됐다가 1년 만에 클래식 재입성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2013년 12월 상주와 2년 계약연장을 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상주에서 보낸 4년은 쉽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냉탕(강등)과 온탕(승격)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매년 군 입대와 전역으로 절반 가량 물갈이되면서 선수단에 안정을 줄 형편이 아니었다. 매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에서 애써 만든 조직력도 후반기가 되면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올해는 특히 힘들었다. 구단과 국군체육부대의 방향부터 엇갈렸다. 구단은 클래식 복귀를, 부대는 10월초 경북 문경 일대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초점을 맞췄다. 한정된 전력에 한계가 뚜렷했다. 고민 끝에 박 감독은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전력을 쏟느라 정규리그에 선수단 2진을 내보내야 했지만, 꾸준한 승점몰이로 승격의 발판을 놓았다. 꾸준한 국가대표 배출이라는 소득도 있었다. 원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서둘러 군에 입대한 무명 공격수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 감독의 꾸준한 믿음도 있었다.
박 감독은 “이런저런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솔직히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래도 많은 보람을 찾았다. 서로 각기 다른 팀에서 온 선수들로 한 팀을 꾸리며 ‘만드는 과정’의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상주 구단은 이르면 다음주 내로 후임 사령탑을 선임할 계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