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못 믿겠다, ‘유재학 감독 앓는 소리’

입력 2015-1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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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앓는 소리 는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유 감독은 “올 시즌은 리빌딩을 해야 한다”며 발을 뺐지만, 모비스는 현재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모비스, 결국 선두…시즌 초반 엄살 판명

모비스 유재학(52)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프로농구 최고의 명장이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 선수 활용, 팀 전력에 맞는 수비전술, 선수 장악력 등 지도자로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 감독은 빼어난 능력만큼이나 ‘앓는 소리’도 잘하기로 유명하다. 최근 3시즌 연속 우승하는 동안에도 시즌 초반에는 ‘우승에 도전한다’는 말을 단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 “우리는 6강 전력이다” 또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다”라고 말해왔다.

올 시즌에도 그의 앓는 소리는 여전하다. 시즌 개막 전에는 “우승할 전력이 아니다. 우리 목표는 리빌딩이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오프시즌 동안 주득점원인 문태영(37)과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6·이상 삼성)와 모두 이별했다. 또 1라운드에는 양동근(34)이 대표팀에 차출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앓는 소리가 진짜인 것 같았다.

그러나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가 한창인 현재 모비스의 성적은 리빌딩 팀이라고 볼 수 없다. 22승8패(승률 0.733)로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유 감독은 “우리가 1위가 된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운이 좋았다. 오리온에 헤인즈가 돌아오거나, KGC가 정상 전력을 되찾으면 밀려날 거다. 잠시 (1위를) 찍고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구단 관계자는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강팀 아닌가. 모비스가 그렇다. 팀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전력에 누수가 있어도 티가 안 난다”고 부러워했다. B구단 코칭스태프는 “라틀리프, 문태영의 공백은 전략적으로 언더사이즈 빅맨인 커스버트 빅터(32)를 영입해 메웠고, 선수에게 명확한 롤만 부여하면서 전준범(24), 김수찬(23)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대단한 능력이다. 올 시즌에도 유 감독님의 앓는 소리는 거짓말이 됐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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