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권혁진 “아내의 내조 덕에 빨간바지<특선급 바지>입었다”

입력 2016-0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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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한 권혁진이 첫 아이를 임신해 만삭이 된 아내 정은혜 씨를 안고 행복해하고 있다. 딸 나언이는 벌써 15개월이 돼 가족의 재롱둥이로 자라고 있다. 사진제공|권혁진

■ 특선급 특별승급 권혁진

아내 정은혜 씨 사이클선수 은퇴 후 내조 전념
자격증까지 취득…훈련·시합 후 마사지까지
“지구력·근력 더 키워 아내 사랑에 보답하겠다”


지난 4일 창원 우수급 결승에서 권혁진(26)은 선행 승부를 통해 2착하며 2주 연속 입상(1, 2착내 진입)하면서 생애 첫 특선급으로 특별승급 했다. 21기 중 7번째 특선급 진출이자 소속 미원팀 중 전영규에 이은 두 번째 특선급 선수다. 지난 시즌은 승률 8%, 연대율 40%, 삼연대율 56%로 전체 순위 181위로 마감했다. 올해 2년 차로 데뷔 초 우수급에서 시작해 현재 특선급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첫 단추를 잘 꿴 권혁진을 만났다.


-특별승급 통해 생애 첫 특선급에 진출했다. 소감은.


“데뷔 초 우수급 기복 때문에 내 전력이 우수급인가 하며 자신감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6∼8일 부산경주에서 1, 1, 3착을 하면서 상대 선수들에게 경계 대상으로 꼽히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때부터 자신감을 찾으며 매 경주 신중하게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특별승급 당시 황홀했다. ‘빨간 바지(특선급 하의 줄무늬 색깔)’를 입게 되다니…”


-특선급 준비는 어떻게 하나.


“이미 특선급에 진출한 동기들로부터 전개 속도가 우수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고 들었다. 미리 전략을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 현재 긴 거리 훈련을 통해 자력승부를 기르고 있다. 또 다양한 전법으로 임할 각오로 마크추입 위주 전법도 구사할 계획이다.”

권혁진은 원래 육상선수였다. 충북 미원중학교 1학년 시절 충청북도 육상대회에서 200m 3위, 멀리뛰기 2위를 했을 정도의 유망주였다. 2학년 때 사이클 감독이었던 체육선생님의 눈에 들어 사이클 선수로 전업(?)했다.


-기억에 남는 경주는.


“지난해 8월7일 부산경주에서 데뷔 이후 첫 입상한 경주다. 비록 2착했지만 젖히기 승부를 통해 자력으로 입상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훈련은 어떻게 하나.


“장점은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다. 반면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주를 읽는 시야가 좁아 경주운영이 아직 미흡한 편이다. 훈련은 팀 훈련 외 웨이트 보강 훈련을 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접목한 ‘르몽드 트레이너’를 통해 스프린트, 지구력 훈련을 한다. 저항력이 강해 다리에 부하가 들 정도로 근력 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훈련하고 이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부가 사이클 선수라고 들었다.

“하하하. 그렇다. 아내(정은혜, 31세, 전 사이클 선수)는 양양군청 실업선수 시절 대회를 통해 만났다. 당시 천안시청 소속이었던 아내는 경륜, 스프린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였다. 만약 일본처럼 여자경륜이 있었다면 잘 했을 것 같다. 아내는 내조를 위해 ‘체형관리사,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을 취득해 훈련과 시합 후 피로한 남편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미원팀 자랑을 한다면.

“이상준 지부장, 총무 전영규 선수 등 16명이 팀원이다. 모두 학교 선후배 출신이고 프로이기 때문에 강압적이지 않고 즐기는 훈련을 한다.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권혁진의 롤모델은 전영규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특선급을 지키는 것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그의 좌우명처럼 한발 한발 걸어간다면 그의 꿈은 머지않은 미래에 이루어질 것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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