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켈리 교체 사태, 심판진 엄중경고

입력 2016-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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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SK전에서 나온 모호한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경기 심판진은 엄중경고를 받았다.

당시 상황을 짚어보자. SK가 4-3으로 앞선 8회초 한화 공격에 앞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마운드에 오른 SK 메릴 켈리가 연습투구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해 교체를 요청한 것이다. 이 상황에는 KBO 야구규칙 3.05(d)가 적용돼야 한다. ‘이미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투수가 이닝의 처음에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그 투수는 첫 번째 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해야 한다’는 것. 이 규칙대로면 켈리는 무조건 선두타자 이용규와 승부해야만 마운드를 내려갈 수 있다.

그런데 ‘단, 그 타자의 대타가 나온 경우 또는 그 투수가 부상 혹은 부상에 의해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심판진이 인정할 경우는 제외한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심판진이 자체적으로 켈리의 상태를 파악하고 교체 여부를 결정하면 그만이었다. 문제는 박종철 주심이 3루 덕아웃을 찾아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바람에 오해를 키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 감독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은 박종철 구심에게 “합의 사항이 아니니 규칙대로 하라”고 했다.

켈리는 우여곡절 끝에 ‘교체 불가’ 통보를 받았고, 이용규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문광은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이후 SK는 홈런 3방을 얻어맞는 등 8회에만 11실점하며 4-14로 역전패했다. 심판진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8분간(오후 8시42분~8시50분) 경기가 중단된 영향도 있었다.

이에 KBO 고위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의사소통에 오해가 있었다고 해도 (심판진의)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KBO는 이 의견을 심판위원회에 전달했다. 심판위원회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KBO 도상훈 심판위원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7일 경기 심판진에게 경기 운영 미숙에 따른 징계 차원에서 엄중 경고했다”며 “심판진이 켈리의 부상 정도를 확인해서 교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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