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SK, 홈런과 함께 한 25일의 의미

입력 2016-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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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역대 최다기록 타이 20연속경기홈런
37홈런·14승6패 승률 7할… 반등 성공
최고의 5번타자 최승준 만든 타순변경


SK가 ‘야구의 꽃’인 홈런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겼다. 25일 동안 매 경기 홈런을 때려내며 연속경기홈런 부문에서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SK는 8일 홈구장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일찌감치 대기록을 작성했다. 2회말 2사 3루서 헥터 고메즈의 2점홈런이 터지면서 지난달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이어온 팀 연속경기홈런 기록을 20연속경기로 늘렸다. 기존 기록이었던 2004년 KIA의 20경기(5월5일 광주 한화전~5월29일 잠실 두산전 더블헤더 제1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KIA는 20경기서 36개의 홈런을 쳤다. SK도 고메즈의 홈런이 36번째였다. 3회에는 최정이 3점홈런을 치면서 2004년 KIA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경기당 평균 1.85홈런. 쉼 없이 홈런을 치는 동안 SK는 20경기서 14승6패를 거뒀다. 승률 7할도 이 기간 10개 구단 중 1위다. 시즌 초에는 홈런 외에 다른 득점루트가 막히면서 홈런 의존도가 높은 게 단점이 됐지만, 이젠 KBO리그 최고 타자친화적 구장에 맞춘 선수단 구성이 빛을 발하고 있다. 홈런으로 타선 전체가 살아난 모양새다.

타순 변경과 함께 연속경기홈런 시작

연속경기홈런이 시작된 14일 대구 삼성전은 SK로선 중요한 기점이었다. 부진한 최정과 이재원을 7·8번 타순에 기용하기 시작한 날이다. 타선을 완전히 재편한 첫 날이었고, 이날 홈런과 함께 연승이 시작돼 여기까지 왔다.

SK로선 4번타자 정의윤의 고립을 해결한 게 가장 컸다. 부상에서 복귀한 주장 김강민이 3번 타순에 배치됐고, 장타력에 관한 잠재력을 모두 폭발시킨 최승준이 정의윤의 뒤를 받쳐 5번 타순을 책임졌다.

그동안 정의윤 앞뒤에 포진한 최정, 박정권 등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상대 투수들은 정의윤을 집중 견제해왔다. 그러나 이제 일발장타에 있어선 4번타자보다 더 무서운 최승준을 두려워한다. 결국 정의윤, 최승준 중 1명과는 무조건 상대해야 하면서 중심타선이 살아났다.

최승준 최다 13홈런, 침묵하던 최정 마지막 손맛

실제로 SK가 20경기 동안 기록한 37개의 홈런 중 최승준은 가장 많은 1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8일까지 홈런은 19개, 이 기간 대부분의 홈런을 집중시킨 셈이다. 주전 대부분이 골고루 홈런을 치기도 했다. 이재원이 7홈런으로 부활을 알렸고, 4번 정의윤이 6개로 뒤를 이었다. 고메즈가 4개, 김강민이 3개, 박재상이 2개를 기록했고, 최정과 김성현이 1개씩 쳤다.

팀 20연속경기홈런 기록을 완성하면서 그동안 침묵하던 최정의 홈런이 마지막에 터진 것도 반갑다. 최정은 8일 경기 홈런으로 지난달 1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37일 만에 손맛을 봤다. 마지막 남은 최정마저 터진 SK의 최다 연속경기홈런 기록은 어디까지 갈까.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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